close
레이블이 프랑스 소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프랑스 소설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5년 6월 5일 금요일

우리 옛말본 천줄읽기

Image

도서명 : 우리 옛말본 천줄읽기
지은이 : 허웅
옮긴이 : 권재일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2년 3월 26일
ISBN : 978-89-6680-422-1 00710
가격 : 12000원
규격 : A5    제본 : 무선제본    쪽 : 251쪽




☑ 출판사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허웅이 국어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독창적인 이론으로 체계를 세운, 15세기 국어 문법에 대한 연구서. 이론 면에서나 자료 면에서나 탁월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오직 문헌에 나타난 실증적 자료를 기초로 15세기 국어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체계를 세운다. 현대 국어의 문법, 국어 문법사에서 오랫동안 주요한 지침서가 되었으며, 지금까지 국어 문법의 공시적 연구, 통시적 연구를 수행하는 데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 책 속으로

15세기 국어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체계와 현대 국어의 체계를 역사적으로 연결시켜 보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그러나 단순히 과거의 우리말을 정리하려는 데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우리말에 한줌의 거름이 되려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왜냐하면 민족의 말은 그 민족의 창조적인 정신 활동으로 말미암아 만들어졌고 다듬어져 가는, 민족정신의 가장 거대한 소산일 뿐 아니라, 그 말은 또한 민족의 고유한 정신을 형성하는 데, 다른 어떠한 요인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지은이 소개

허웅

허웅 선생은 20세기 후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언어학자이자 국어학자였으며, 한편으로는 국어 운동가였다. 생전에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교수와 한글학회 회장을 오랫동안 지냈다. 1918년에 태어나 2004년 86세에 돌아가셨다.

허웅 선생의 국어 연구는 민족 문화를 잇고 가꾸는 데서 시작했다. 청년 시절 최현배 선생의 ≪우리말본≫을 처음 대하면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앞길을 결정한다. 그래서 ‘한 나라의 말은 그 나라의 정신이며, 그 겨레의 문화 창조의 원동력이다’라는 생각을 일찍이 마음에 간직했다. 이러한 생각은 허웅 선생 학문의 바탕이 되었으며, 평생을 일관되게 지닌 학문적 태도였다.

그래서 허웅 선생 학문의 성격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연구’와 ‘실천’, 둘의 조화라고 하겠다. 선생의 학문은 국어 연구를 언어과학으로 승화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어를 지키고 가꾸는 실천 운동을 전개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15세기 국어 형태론은 앞에 든 ≪우리 옛말본≫에 집대성되어 있다. 15세기 국어 문법에 대한 공시적 연구에 이어, 선생은 국어 문법사 연구에 착수했다. 우선 범주별 연구에 들어가, 때매김법의 변화를 추적했다. 각 시기별 때매김법을 공시적으로 기술함과 동시에 시기별로 변화해 움직이는 모습을 연구했다. 그 결과는 15세기에서 지금에 이르는 때매김법사 연구인 ≪국어 때매김법의 변천사≫(1987)에 정리되어 있다. 그 이후 선생은 국어 문법사 연구의 방법을 수정하여, 세기별로 공시적으로 기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의 모습을 추적했는데, 그 첫 결실은 16세기 국어 문법의 공시적 기술과 그 15세기로부터의 변화를 다룬 ≪16세기 우리 옛말본≫(1989)과 ≪15·16세기 우리 옛말본의 역사≫(1991)로 나타났다.


☑ 옮긴이 소개

권재일

권재일은 1953년 경북 영주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및 동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언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일반언어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어 문법과 문법 변천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알타이 언어 현지 조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남북언어 표준화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국립국어연구원 어문규범연구부장,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장 등을 겸임한 바 있으며, 지금은 문화부 국어심의위원, 한국어세계화재단 이사, 한글학회 연구이사, 우리말글학회 회장,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어통사론≫, ≪한국어 문법의 연구≫, ≪한국어 문법사≫, ≪언어학과 인문학≫(공저), ≪국어지식탐구≫(공저), ≪구어 한국어의 의향법 실현방법≫, ≪20세기 초기 국어의 문법≫, ≪인문학의 학제적 연구와 교육≫(공저), ≪남북 언어의 문법 표준화≫ 등이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옛 문헌 목록

Ⅰ. 앞머리

1. 말본의 두 큰 부문: 통어론과 형태론

2. 말본의 몇 가지 기본 개념

3. 그 당시의 음운학 대강

Ⅱ. 조어론: 낱말 만들기

1. 조어론과 인접 부문

2. 파생법

3. 합성법

Ⅲ. 준굴곡론: 임자씨와 토씨

1. 임자씨와 토씨

2. 자리토씨

3. 연결토씨

4. 물음토씨

5. 도움토씨

6. 토씨 겹침

Ⅳ. 굴곡론: 풀이씨와 그 활용

1. 풀이씨와 씨끝

2. 마침법

3. 이음법

4. 이름법과 매김법

5. 높임법

6. 인칭법

7. 주체-대상법

8. 때매김법

9. 강조-영탄법

Ⅴ. 그 밖의 품사들

엮은이에 대해

2015년 5월 21일 목요일

프랑스혁명의 문화적 기원(Les Origines Culturelles de la Révolution Française)

Image

도서명 : 프랑스혁명의 문화적 기원(Les Origines Culturelles de la Révolution Française)
지은이 : 로제 샤르티에(Roger Chartier)
옮긴이 : 백인호
분야 : 역사
출간일 : 2015년 5월 22일
ISBN :  979-11-304-6264-6 03920
가격 : 29,000원
규격 : 사륙판    제본 : 무선제본    쪽 : 454쪽




☑ 책 소개

이미 수없이 연구되어 온 프랑스혁명의 새로운 관점을 밝힌다. 낡은 정치, 사상 질서의 근본적이고 신속한 붕괴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도록 만든 믿음과 감수성의 변화를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로제 샤르티에는 프랑스혁명의 ‘문화적 기원’을 탐구한다.


☑ 출판사 책 소개

1789년 프랑스에서 전개되었던 사건들은 200여 년 동안 특권적인 역사적 지위를 점해 왔다. 프랑스혁명이 근대세계에 끼친 영향은, 그리스·로마가 르네상스와 그 유산에 끼친 영향에 비유할 수 있다. 행위와 사건, 열정과 투쟁, 의미와 상징들이 압축된 세계, 인간 행동의 본질·조건·가능성을 정치·문화·사회 과정과 관련지어 이해하려는 시도 속에서 끊임없이 재고되고 다시 상상되는 세계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프랑스혁명은 지금도 계속해서 다듬어지고 확대되고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세계를 해석하는 사람들에게, 프랑스혁명은 근대세계를 낳은 이 비범한 변화의 본질의 이해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을 제공한다.

이 책은 혁명의 기원을 전적으로 경제적이거나 사회적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으로 가정했다. 이에 몇몇 비판자들은 지나치게 관념적이라고 평했으며 모든 ‘실제’는 담론으로 구성된다고 보는 ‘언어로의 전환’에 고무된 책의 반열에 놓았다. 이와 달리, 문화 관행과 집단 표상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사상이나 이론, 원칙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지극히 사회학적인 접근 방법으로 서술했다고 평했다.
혁명이 계몽사상을 만들어 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어떤 이들은 지나치게 도발적이며 전통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물론 샤르티에는 중요한 역사적 현상으로서 계몽사상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단지 혁명가들이 어떻게 혁명 이전에 몇몇 작가와 책을 혁명을 예견하고 정당화하는 것으로 이해했는지를 보여 주고자 했을 따름이다.
혁명이 계몽사상에 시도한 작업은 크게 두 가지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사상사조차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는 부분으로, 계몽사상 세계는 아주 다양한 차이를 드러낸다는 사실이다. 철학적인 활동과 지적인 세대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예로 급진적 유토피아주의자와 개혁사상가들 사이에, 또한 18세기 중반의 백과전서 세대와 1780년대의 ‘철학적 예언가’ 세대 사이에 대립이 있었다.
둘째 사실은 혁명가들이 과거와 맺고 있는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다르다. 혁명은 절대적인 시작으로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서 그 전조가 나타나 정당화되어야 하는 사건이기에 이것에는 역설이 자리할 수밖에 없다.


☑ 책 속으로

인쇄매체를 통해 새로운 사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들의 존재양식을 규정했으며, 문제들을 제기했다. 만약 18세기 말 프랑스인이 혁명을 일으켰다면, 그것은 그들이 책으로 인해 변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계몽철학서들이 일상생활과 격리된 추상적인 담론들을 담고 있었고, 전통을 파괴함으로써 권위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상당한 의문을 품고 검토하려고 하는 가설이다.
-134~135쪽

왕 개인에 대한 표상과 프랑스인의 관계에서, 18세기 어느 시점부터 프랑스인들의 의심 많은 성향이 쉽사리 믿어 버리는 성향을 압도했고, 대범함이 소심함을 압도했다.
-277쪽


☑ 지은이 소개

로제 샤르티에(Roger Chartier, 1945~)
1945년 리옹에서 태어났다. 아날학파 제4세대의 선두주자로 현재 프랑스 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자로서,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교수이자 2007년부터는 콜레주 드 프랑스의 ‘근대 유럽의 글쓰기와 문화’ 교수에 임명되었다. 앙시앵 레짐의 교육, 책, 독서의 역사에 대해 많은 연구서를 출간했고, 앙시앵 레짐 사회의 문화 관행에 대한 연구에 전념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관행과 표상 사이의 문화사≫, ≪16~18세기 프랑스 교육의 역사≫, ≪프랑스 출판의 역사≫, ≪앙시앵 레짐의 독자와 독서≫, ≪프랑스 근대 초 인쇄의 문화적 이용≫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백인호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대 동시통역대학원을 한 학기 수료한 뒤에 프랑스로 유학했다. 낭트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파리1대학에서 <프랑스 혁명기 센에와즈도의 종교사회사>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논문으로는 <18세기 앙시앵 레짐하의 장기지속적 비기독교화>, <프랑스혁명기 혁명력 2년의 비기독교화 운동>, <프랑스혁명 시대 선서파 사제의 선서에 관한 기호학적 분석> 등이 있다. 저서로는 ≪창과 십자가≫, ≪오늘의 역사학≫ 등이 있다.

☑ 목차

감사의 글 ····················ix
프랑스어판 서문 ··················x
영어판 편집자 서문 ···············xiii

제1장 계몽사상과 혁명, 혁명과 계몽사상 ······3
기원의 망령 ····················6
텐: 고전적 이성에서 혁명정신까지 ·········13
토크빌: 문필 정치와 공사 경험의 대립 ·······20
앙시앵 레짐의 정치 문화 ·············28
계몽사상이란 무엇인가? ··············33

제2장 공론 영역과 여론 ·············38
정치적 공론 영역 ·················39
이성의 공적 사용 ·················44
공중과 민중 ···················53
여론 법정 ····················59
공중의 형성 ···················67

제3장 출판의 방식 ················75
1750년대의 위기 ·················78
행정과 사법, 경찰과 상업 ·············85
서적상에 대한 규정 ················93
법과 필요성 사이에서: 묵인 ············98
출판 특허와 저작권 ···············105
문필 영역의 자율성 ···············110
출판: 예속과 해방 ················122

제4장 책이 혁명을 만들었는가? ·········132
독자층의 증가 ··················135
서적의 변화 ···················139
해적판과 금서 ··················144
‘계몽철학서’의 유통 ···············149
계몽철학과 ‘저급 문학’ ··············155
독서에서 믿음으로 ················164
독서의 공유와 선택의 모순 ············167
관행의 직접성 ··················173
혁명이 계몽사상을 만들었는가? ··········178
책에서 독서로: 탈신성화된 독서 ··········183

제5장 비기독교화와 세속화 ············189
영속성의 종교 ··················191
감수성의 변화: 죽음, 삶 ·············197
기독교적 소명의 위기 ··············206
이탈의 이유들 ··················211
가톨릭 종교개혁, 비기독교화, 신성의 전이 ·····218

제6장 왕의 탈신성화 ··············226
악담 ······················231
군주정의 탈신성화 ················239
단절의 한계 ···················246
군주에 대한 순종과 사적 이해관계 ·········251
정치적 제례의식에서 궁정사회로 ·········254
궁정의 공공성: 현존이 없는 제례의식 ·······259
표상의 변화 ···················264
왕의 초상화 ···················273

제7장 새로운 정치 문화 ·············278
민중문화의 정치화? ···············279
반조세 반란에서 반영주 소송까지 ·········288
1614∼1789: 농민의 기대 변화 ··········296
도시: 노동의 갈등과 정치의 수습 ·········308
공적 문필 영역: 살롱 ···············315
판단의 능력: 문예 비평 ··············321
공적 문필 영역의 정치화 ·············328
비밀스런 자유와 자유의 비밀: 프리메이슨 ·····332

제8장 혁명에 문화적 기원이 있는가? ·······344
종교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346
법의 언어 ····················350
궁정과 도시 ···················361
수도와 지방 ···················369
권위의 침식 ···················380
좌절된 지식인들과 정치적 급진주의 ········381

결론 ······················392

해설 ······················403
지은이에 대해 ··················424
옮긴이에 대해 ··················425


2014년 9월 23일 화요일

불의 딸들(Les filles du feu)

Image

도서명 : 불의 딸들(Les filles du feu)
지은이 : 제라르 드 네르발(Gérard de Nerval)
옮긴이 : 이준섭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4년 7월 1일
ISBN : 979-11-304-1240-5 03860
가격 : 28000원
규격 : 사륙판(128*188) 제본 : 무선 쪽 : 596쪽




☑ 책 소개

제라르 드 네르발은 죽기 4년 전부터 기존 발표작을 모아 몇 권의 책으로 엮고자 서둘렀다. 두 번째 정신병을 겪고 나서 죽음이 가까웠음을 감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나온 여러 단행본 중 하나가 ≪불의 딸들≫(1854)이다.
 


☑ 출판사 책 소개

네르발의 작품 중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인 ≪불의 딸들≫ 전체를 번역·소개했다. 이 작품에는 <알렉상드르 뒤마에게>, <앙젤리크>, <실비, 발루아의 추억>과 그 부록으로 붙어 있는 <발루아 지방의 민요와 전설>, <제미>, <옥타비>, <이시스>, <코리야>, <에밀리>, <몽상의 시> 등 10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불의 딸들≫에는 ‘중편소설’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러나 이 작품집에는 <앙젤리크>와 같은 서간체 탐방기가 있는가 하면, <코리야>와 같은 대화체의 드라마와 12편의 소네로 이루어진 <몽상의 시>도 포함되어 있다. <이시스>는 독일 고고학자의 연구서를 네르발 자신의 취향대로 개작하여 이시스 여신의 제례와 상징성에 초점을 맞추어 재편한 작품이다. <제미>는 오스트리아 작가 찰스 실즈필드의 중편소설을 번안한 것이다. 그리고 <에밀리>는 1839년 ≪르 메사제≫에 <빗슈 요새, 프랑스 대혁명의 추억>이라는 제명으로 발표한 중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이름 없는 작가 오귀스트 마케와 합작한 작품으로 네르발이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 이외에는 역할이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이시스>와 <제미>, <에밀리>는 순수하게 네르발의 작품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네르발의 정신적 계통을 벗어난 작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옥타비>, <이시스>, <코리야>에서는 이탈리아 여행의 추억과 관련된 화산 폭발, 이교(異敎), 동방의 신비주의와 제니 콜롱에 대한 사랑 같은 주제가 연결되어 있다. 네르발은 <제미>와 <에밀리>라는 두 편의 중편소설을 삽입함으로써 단권으로 부피를 채우고 가장 깊은 그의 신화의 구조, 그의 꿈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이 불꽃은 마지막 <몽상의 시>에서 연금술적 개화에 이르기까지 점증한다. 전체 구조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19세기 위대한 작품 중 하나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실비>와 <몽상의 시>는 최고의 작품이다. <앙젤리크>에서 <실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이시스>에서 <옥타비>에 이르기까지 네르발 신화의 점증하는 발전 단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몽상의 시>에서 그 결정적 단계에 다다른다.
<몽상의 시>에 포함된 시편들의 창작 시기는 둘로 나눌 수 있다. 1843∼1845년 사이에 창작된 작품은 동방과 이탈리아 여행 경험을 반영한 신비주의에 입문을, 1852∼1854년에 쓴 작품에서는 추억과 시인 자신의 존재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시편들은 시간의 극복을 위한 노력의 승리이며, 이 시적 승리의 순간은 <아르테미스>에서 말하고 있는 “유일한 순간”일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18세기의 유럽의 내면에 흐르던 온갖 기원의 신비주의가 있고, 괴테의 ≪파우스트≫, 실러의 ≪군도≫, 호프만의 ≪악마의 정수≫,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하이네의 ≪아타 트롤≫ 같은 독일의 낭만주의가 배어 있고, 보들레르와 파르나스 시파와 상징주의의 싹이 있으며,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축소판이 있다.
 
 
☑ 책 속으로

**≪불의 딸들≫, 566∼567쪽
 
황금 시(Vers dorés)
 
 
그렇다! 만물은 지각한다!
− 피타고라스
 
 
인간이여, 자유사색가여! 생명이 온갖 형태로 작렬하는
이 세계에서, 그대 혼자만 생각한다고 믿고 있는가?
그대가 소유하고 있는 능력을 사용하는 것은 그대의 자유,
그러나 우주는 그대의 모든 결정과 무관하다.
 
짐승 속에 꿈틀거리는 영령을 존중하라.
‘자연’에 피어 있는 꽃은 각자 하나의 영혼이로다.
금속에도 사랑의 신비가 내재하고,
“만물은 지각한다!” 만물은 또한 그대 존재에 강렬하게 작용한다.
 
눈 먼 벽 속에 그대를 지켜보는 어떤 시선을 두려워하라.
물질에조차 어떤 언어가 부여되어 있으니…
불경한 어떤 용도에 그것을 사용하지 말라!
 
미미한 존재 속에도 흔히 어떤 ‘신’이 숨어 살고 있나니.
눈꺼풀에 덮여 있다가 살며시 뜨는 눈처럼,
돌들의 표면 아래 순수한 영령이 자라고 있노라!
 

☑ 지은이 소개

네르발은 본명이 제라르 라브뤼니다. 네르발의 어머니는 남편을 따라 전장에 나갔다가 열병과 전쟁 스트레스로 인해 25세에 숨졌다고 했다. 네르발은 ‘나는 어머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머니의 초상화는 잃어버렸거나 도둑맞았다. 나는 어머니를 전혀 모르고 자랐다. 그녀는 옛 게르만족의 여인들처럼 군대에 복무 중인 아버지를 따라가고자 했다. 그리고 차가운 독일 땅에서 피로와 열병으로 사망했다’고 기록했다.
이와 같이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의 죽음은 그의 작품 속에서 ‘오렐리’ 또는 ‘오렐리아’로 그려지고 있는 한 여성에 대한 사랑의 병을 불러왔다. 급기야 1841년 광기 발작과 1851년 이후 간헐적으로 정신병이 재발했으며, 1855년 1월 25∼26일 새벽 파리의 으슥한 골목에서 목매어 자살한 시체로 발견됐다.
 

☑ 옮긴이 소개

이준섭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파리 소르본(파리4대학)에서 프랑스 낭만주의와 제라르 드 네르발 연구로 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1980년)를 취득했다. 1981년부터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7년에 정년퇴임한 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2002년에는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프랑스 문학사(I)≫(세손출판사, 1993), ≪제라르 드 네르발의 삶과 죽음의 강박관념≫(고려대출판부, 1994), ≪프랑스 문학사(II)≫(세손출판사, 2002), ≪고대 신화와 프랑스 문학≫(고려대출판부, 2004) ≪프랑스 문학과 신비주의 세계≫(고려대출판부, 2005) 등이 있고, 역서로는 ≪불의 딸들≫(아르테, 2007), ≪실비 / 산책과 추억≫(지식을만드는지식, 2008), ≪오렐리아≫(지식을만드는지식, 2013)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18세기 프랑스 신비주의와 G. de Nerval>, <테오필 고티에와 환상문학> 외 다수가 있다.
 

☑ 목차

알렉상드르 뒤마에게
앙젤리크
실비
제미
옥타비
이시스
코리야
에밀리
몽상의 시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2014년 2월 17일 월요일

소녀 파데트(La petite fadette)

Image

도서명 : 소녀 파데트(La petite fadette)
지은이 : 조르주 상드(George Sand)
옮긴이 : 이재희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2년 1월 30일
ISBN : 978-89-6680-212-8 00860
가격 : 23000원
A5 / 무선제본 / 318쪽



☑ 책 소개

쌍둥이 랑드리와 실비네의 사랑, 그 한가운데에 파데트가 뛰어든다. 성격이 다른 쌍둥이가 서로 다른 사랑의 도정을 겪는 동안, 못생겼지만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닌 파데트는 소녀들의 선망의 대상인 랑드리뿐만 아니라 고집 세고 이기적인 실비네의 뒤틀린 마음까지도 바로잡는다. 파데트는 사랑과 신화가 메마른 우리의 마음속에 꿈과 사랑과 높은 이상을 향한 눈을 갖게 한다.


☑ 출판사 책 소개

 ≪소녀 파데트≫는 조르주 상드의의 작품 연대기 중 제3기(전원소설)에 속하는 것으로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읽힌 작품 중 하나다. 상드의 일련의 전원소설들은 그녀가 소녀 시절에 호흡한 전원의 공기를 그리워하며 추상하면서 쓴 것으로, ≪소녀 파데트≫는 그녀의 천분이 가장 잘 발휘된 작품이다.

≪소녀 파데트≫는 소녀 시절의 상드 자신을 모델로 한 작품으로, 부드럽고 소박한 문체는 프랑스 중부 베리 지방의 방언을 섞어 사용해 작품에 더욱 친밀감을 갖게 한다. 소박한 농촌 풍경과 아름다운 자연, 천사 같은 주인공들의 마음이 서로 조화되어 있어, 이상향을 향한 작가의 꿈과 철학이 흐르는 음악처럼 시정을 타고, 때로는 은은한 목가처럼, 때로는 웅장한 교향악처럼 읽는 이의 가슴에 줄기줄기 메아리친다. 넘기 어려운 고개 같으면서도, 꿈과 낭만으로 부푼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 엮는 사랑의 심리와 갈등 속에 한 소녀의 마음은 밤하늘의 불꽃처럼 우리 마음을 승화시킨다.
  비록 사건의 전개 방식이나 이야기의 완결에 천진난만한 낙관주의가 보이고, 파데트가 갑자기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 구성은 면밀성과 인물 정신분석의 결여를 드러내며, 너무 긴 대사가 다소 웅변적이기는 하지만, 가공의 농촌 풍경을 그린 다른 풋내기 오락 작품과는 엄연히 다르다. 상드가 그리는 농촌 풍경은 고요하면서도 웅대하고, 겉으론 변화무쌍하면서도 그 내면에는 평온함과 시정이 흐른다. 특히 상드가 관심과 친밀감을 갖는 농촌 사람들의 영상을 설치하는 데 그들의 풍취 있는 몸짓과 말투를 작품에서 그대로 재연하고 있어, 외면적으론 거칠지만 내면에 숨겨진 농촌 사람들의 미덕을 잘 드러낸다. 명암이 뚜렷한 상드의 전원소설의 인물들은 훨씬 더 진실성이 있다. 이 작품 속에는 굉장한 시위나 외침보다 더 절실한, 소박하고 흙냄새 풍기는 농촌 풍경이 그려져 있다. 
  특히 ≪소녀 파데트≫의 머리말에서 쓴 바와 같이, 상드의 사회적 관심과 혁명적 열정의 기저에는 인간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이 있는 것이다.

상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랑을 위해서 투쟁했으며, 사랑을 믿고 사랑의 완성을 위해 노력했다. 상드의 모든 작품들도 사랑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그녀의 생애와 예술을 통해 본 사랑의 개념은 미완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드는 개인적으로 가장 불행하고 절망적인 상태에 빠졌을 때마다 그녀의 어린 시절,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영향을 받은 고향 베리 지방의 자연과 흙과 전원을 배경으로 한 전원소설을 썼는데, 소녀 시절의 자신을 모델로 한 어린 소녀들, 즉 ≪마의 늪≫의 마리나 ≪소녀 파데트≫의 파데트 같은 16세 소녀들이 사랑으로 성숙되는 과정을 작품화하면서 자신의 슬프고 고독한 현실적 불행을 아름답게 승화시켰던 것이다.


☑ 책 속으로

1
Si c'est ainsi, dit le père Barbeau en se grattant l'oreille, j'ai bien peur qu'il ne se marie jamais, car la Baigneuse de Clavières a dit, dans les temps, que lorsqu'il serait épris d'une femme, il ne serait plus si affolé de son frère; mais qu'il n'en aimerait jamais qu'une en sa vie, parce qu'il avait le cœur trop sensible et trop passionné.

“만일 그렇다면” 하고 바르보는 귀를 긁적이며 말했다. “언젠가 클라비에르 목욕탕 주인마누라가 그 애는 평생토록 결혼을 못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한 말 기억나오? 실비네가 만약 여자를 좋아하게 된다면 그처럼 바보같이 동생 랑드리한테 열중하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그 애는 너무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열정적이어서 평생 한 여자밖에 사랑하지 못할 거라고. 오로지 한 여자밖에는.”

2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창조물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장소란 하나도 없는 법이야, 랑드리. 난 요술쟁이는 아니지만 네 발밑에 짓밟히고 있는 하찮은 풀잎도 무엇에 소용되는지를 알고 있어. 용도를 알아냈을 때, 그것들을 사랑스럽게 관찰하게 되며, 향기와 모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지.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원의 꽃이나 채석장의 가시나무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마음에도 적용되는 다른 어떤 것을 너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서야. 그건,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 아름답지 않거나 좋지 않은 것을 무조건 경멸한다는 거야. 그게 지나치게 되면, 도움이 되고 위안이 될 것들을 모두 놓쳐 버리게 돼

3
그렇다고 실뱅, 쌍둥이로 태어난 것을 핑계 삼으려 하지는 마. 주위 사람들이 그걸 너무 떠들어 댔던 거야.


☑ 지은이 소개

조르주 상드(George Sand, 1804∼1876)
조르주 상드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다. 
18세 때 뒤드방 남작과 결혼했으나 순탄치 못한 생활 속에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문필 생활을 시작한 후 ≪르 피가로(Le Figaro)≫지에 짧은 글들을 기고하며 남장 여인으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다.
이때 여러 문인, 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었는데, 특히 6살 연하인 시인 뮈세, 음악가 쇼팽과의 모성애적인 연애 사건은 당시 상당한 스캔들을 일으켰다. 또한 화가 들라크루아, 소설가 플로베르와의 우정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상드는 이처럼 72년의 생애 동안 우정과 사랑을 나눈 사람들이 2000명이 넘는 신비와 전설의 여인이었으며 ‘정열의 화신’이었고,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사랑의 여신’이었다.
여성에 대한 사회 인습에 항의하여 여성의 자유로운 정열의 권리와 남녀평등을 주장한 처녀작 ≪앵디아나≫(1832)를 발표해 대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계열의 작품인 ≪발랑틴≫(1832), 90여 편의 소설 중에서 대표작인 자전적 애정 소설 ≪렐리아≫(1833)와 ≪자크≫(1834), ≪앙드레≫(1835), ≪한 여행자의 편지≫(1834∼1836), ≪시몽≫(1836), ≪모프라≫(1837), ≪위스코크≫(1838)등 연이어 나온 소설들도 호평을 받았다.
다음으로 장 레이노, 미셸 드 부르주, 라므네, 피에르 르루 등과 교제하며 그 영향으로 인도주의적이며 사회주의적인 소설을 썼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 ≪프랑스 여행의 동료≫(1841), ≪오라스≫(1841∼1842), ≪앙지보의 방앗간 주인≫(1845), ≪앙투안 씨의 죄≫(1845), 대표작이며 대하소설인 ≪콩쉬엘로≫(1842∼43), ≪뤼돌스타드 백작 부인≫(1843∼1844), ≪스피리디옹≫(1838∼1839), <칠현금>(1839), ≪테베리노≫(1845) 등이 있다.
상드는 다시 1844년 ≪잔≫을 필두로 해서 소박하고 아름다운 일련의 전원소설들을 발표했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는 ≪마의 늪≫(1846), ≪소녀 파데트≫(1848∼1849), ≪사생아 프랑수아≫(1849), ≪피리 부는 사람들≫(1853) 등이 있다.
노년에는 방대한 자서전인 ≪내 생애의 이야기≫(1847∼1855), 손녀들을 위한 동화 ≪할머니 이야기≫를 쓰면서 초기의 연애 모험소설로 돌아가 ≪부아도레의 미남자들≫(1857∼1858)과 ≪빌메르 후작≫(1860), ≪검은 도시≫(1861), ≪타마리스≫(1862), ≪캥티니 양≫(1863), ≪마지막 사랑≫(1866), ≪나농≫(1872) 등을 발표했으며 25편의 희곡과 시, 평론, 수필, 일기, 비망록, 기행문, 서문, 기사 등 180여 편에 달하는 많은 글을 남겼다.
특히 그녀가 남긴 편지들은 파리의 클라시크 가르니에 출판사에서 조르주 뤼뱅에 의해 26권으로 편집되었는데, 이 방대한 규모의 기념비적인 서간집은 세계 문학사에서 서간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교환 서간집으로는 ≪상드와 플로베르≫(1904), ≪상드와 뮈세≫(1904), ≪상드와 아그리콜 페르디기에≫, ≪상드와 피에르 르루≫, ≪상드와 생트뵈브≫, ≪상드와 마리 도르발≫, ≪상드와 폴린 비아르도≫ 등이 간행되었다.


☑ 옮긴이 소개

이재희
이재희는 경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불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조르주 상드 연구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드 문학 현장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노앙에서 개최된 상드와 쇼팽 애호가 모임이나 상드 국제회의에 여러 번 참가했으며, 뉴욕 상드협회 ≪상드 연구≫지 국제 편집인이었고, 프랑스 에시롤, 노앙 상드협회 회원이었다. 현재 파리의 상드협회 회원이며 한국외대 명예교수다.
저서로는 자서전 연구서 ≪조르주 상드, 문학 상상력과 정원≫, 주제 연구서 ≪상드 연구 1, 2, 3≫이 있고, 상드 번역서로는 ≪편지 1, 2, 3, 4, 5, 6≫, 자전적 애정소설 ≪렐리아≫, 동화 ≪픽토르뒤 성≫, ≪용기의 날개≫, ≪말하는 떡갈나무/신성한 꽃≫, 전원소설 ≪마의 늪≫, ≪소녀 파데트≫, ≪사생아 프랑수아≫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쇼팽과 상드≫, ≪상드 전기≫, ≪상드 문학 앨범≫ 등이 있다.


☑ 목차

소녀 파데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수녀(La Religieuse)

Image

도서명 : 수녀(La Religieuse)
지은이 :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
옮긴이 : 이봉지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3년 11월 22일
ISBN : 979-11-304-1175-0  03860 
가격 : 20000원
사륙판(128*188) / 무선/ 384쪽




☑ 책 소개

스무 살 문턱에 들어선 여인이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억지로 수녀가 됐다. 원치 않은 수녀 생활과 수녀원 내부의 학대를 견디지 못한 여인 쉬잔. 본인의 처지를 호소한 편지를 외부로 보낸다. 저명인사인 어느 후작과 변호사가 구원 요청에 반응을 보인다. 


☑ 출판사 책 소개

드니 디드로는 그 유명한 ≪백과전서≫의 편집자로 유명하다. 이 책은 18세기 철학 사상을 집대성한 중요한 저작이다.
프랑스 문학사에서 드니 디드로는 오랫동안 ≪백과전서≫ 편집자로만 알려졌으며 작가로서는 몇몇 희곡과 장르가 분명치 않은 콩트 몇 편을 쓴 이류 작가로 평가되어 왔다. 그에 대한 이러한 낮은 평가는 부분적으로 작가 생전에 출판된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데 기인한다. 예를 들어 ≪수녀≫와 ≪운명론자 자크≫ 같은 소설은 그의 사후 10년 이상이 지난 다음에야 초판이 나왔다. 
이처럼 출판이 늦어진 것은 대체로 디드로의 사상이 너무도 시대를 앞선 대담한 것이었기 때문에 작가가 스스로 출판을 포기한 데 연유한다. 1749년 유물론적인 내용을 담은 <장님에 관한 편지> 때문에 디드로는 102일간 벵센의 감옥에 투옥된 적이 있으며 이것은 그에게 출판에 대한 두려움을 끼쳤을 것이다. ≪수녀≫, ≪운명론자 자크≫, ≪라모의 조카≫ 등의 작품은 그 사회 비판의 강도와 사상적 대담성에 있어 <장님에 관한 편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이었다. 만약 이들 작품이 작가 생전에 출판되었더라면 아마 디드로는 매우 어려운 시련에 봉착하게 되었을 것이다. 
1760년에 쓰인 ≪수녀≫의 경우도 책으로 발행된 것은 최초 집필 시기로부터 36년이 지난 1796년의 일이었으며 그 이후로도 프랑스의 여러 지역에서 금서 판결을 받는 등 오랫동안 그 진정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이 소설은 부모의 강요로 억지로 수녀가 된 쉬잔 시모넹이란 수녀가 크루아마르 후작에게 자신의 과거를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긴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녀는 자신에게 가해지는 여러 가지 박해를 견디다 못해 급기야 수녀원 담을 넘어 탈출하였지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디드로는 이 작품에서 수도원(수녀원) 제도의 존재 이유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수도원의 해악을 폭로하는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가진 계몽사상의 무기로 탈바꿈한다. 따라서 이 소설은 오랫동안 위험한 작품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또한 작품에 나타난 노골적인 일탈 행동의 묘사 때문에 선정적인 작품으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작품이 최초로 집필된 때로부터 200년 이상이 흐른 1966년 자크 리베트 감독이 만든 영화 ≪수녀≫가 프랑스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상영 금지 처분을 당한 사실만 보더라도 우리는 이 작품이 18∼19세기 프랑스 사회에 던진 충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0세기 중반, 누보로망의 대두 이래 ≪운명론자 자크≫와 ≪수녀≫를 비롯한 디드로의 소설은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되었으며 이와 함께 그의 작품에 대한 재평가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또한 그의 여러 작품이 영화화되고, 프랑스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연극으로 각색되어 공연되는 등 그 현대성이 재조명되었다. 2004년, 프랑스 문학의 표준이라는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그의 작품 전집이 4권으로 발간됨으로써 이제 디드로는 당당히 18세기 프랑스의 주요 작가 반열에 들게 되었다. 


☑ 책 속으로

**≪수녀≫ 147~148쪽

“청빈의 서원을 하는 것은 무위도식하는 도둑이 되겠다는 서약을 하는 것이며, 정결의 서원을 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명하신 가장 중요하고 가장 현명한 법을 영원히 짓밟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바이며, 순종의 서약을 하는 것은 인간의 양도할 수 없는 특권인 자유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모든 서원을 지키면 하느님께 죄인이 되며, 지키지 않으면 맹세를 어기는 사람이 됩니다. 즉, 수도자는 광신자나 위선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지은이 소개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 1713∼1784)는 프랑스의 철학자다. 18세기 계몽철학 사상을 집대성한 ≪백과전서≫의 편집자이자 철학, 소설, 희곡, 미술비평 등 여러 면에서 수많은 저작을 남긴 계몽주의의 대표적 문필가다. 주요 작품으론 ≪경솔한 보석들≫, ≪수녀≫, ≪운명론자 자크≫ 등의 소설, ≪장님에 관한 편지≫, ≪농아에 관한 편지≫, ≪달랑베르의 꿈≫ 등의 철학 서적, ≪사생아≫, ≪가장(家長)≫ 등의 희곡, ≪라모의 조카≫, ≪부갱빌 여행기 부록≫ 등과 같은 장르가 분명하지 않은 작품들과 수많은 콩트가 있다.


☑ 옮긴이 소개

이봉지는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배재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Le Roman à éditeur≫, ≪서사학과 페미니즘≫이 있으며 역서로는 ≪수녀≫, ≪공화정과 쿠데타≫, ≪육체와 예술≫(공역), ≪프랑스 혁명의 지적 기원≫(공역), ≪두 친구≫ 등이 있다. 


☑ 목차

수녀
전기(前記) 작품의 서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3년 7월 15일 월요일

야간 비행(Vol de nuit)

Image


도서명 : 야간 비행(Vol de nuit)
지은이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옮긴이 : 어순아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3년 7월 15일
ISBN : 978-89-6680-459-7  (03860)
18,000원 / 사륙판(128*188)_무선 / 156쪽




☑ 책 소개

≪어린 왕자≫로 유명한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작품으로, 파일럿이 본업이었던 작가의 경험이 투영된 직업 소설이다. 비행 중 직면한 죽음의 위기에서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인간 성찰을 담고 있다. 앙드레 지드가 서문을 써 줬으며 페미나 문학상을 받았다.


☑ 출판사 책 소개

≪야간 비행(Vol de nuit)≫은 앙드레 지드의 서문을 붙여 1931년에 출간했으며 페미나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른바 행동주의 작가로 불리는 생텍쥐페리의 대표적인 행동 소설, 혹은 직업 소설로도 평가된다.
항공 산업 초창기, 우편물 수송을 위해 야간에도 비행기를 띄우기 시작했던 때가 배경이다. 저녁에 시작하여 다음 날 새벽 2시 15분에 끝나는 약 8시간 정도의 제한된 시간 동안 일어난 사건을 다뤘다.
이 소설에서 제시하는 화두는 바로 인간에 대한 성찰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혹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화두는 인류 역사에서 끊임없이 탐구되는 철학적·인문학적 명제다. 여러 성자들은 고행·수행이나 명상으로 우주의 진리를 깨달았고, 많은 사상가나 문학가들 또한 나름대로의 명상과 관찰과 기록으로 인간을 탐구해 왔다. 그런데 생텍쥐페리는 교통수단인 비행기를 성찰의 도구로 혹은 명상의 거소로 변용한 점이 특별하다. ≪전시 조종사(Pilote de Guerre)≫에서는 조종사가 입는 비행복에다 여러 부속품을 붙여 놓고 거기에 연결된 산소통의 배선이나, 모든 장치의 배선 등을 마치 어머니의 배와 연결된 탯줄로 비유하면서, “비행기는 나를 양육한다. 이륙하기 전에 비인간적이던 비행기가 지금은 나에게 양분을 먹이고 있으니 나는 이른바 자식으로서 애정을 느낀다”고 묘사한다.
여기서 파일럿 파비앵이 위험을 수반하는 야간에 비행기를 조종하면서도, “명상을 시작했다”고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생텍쥐페리는 하늘과 땅, 별과 달, 폭풍우와 마주하며 우주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비행기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 이 두 개의 우주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실토하던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대지(Terre des hommes)≫에서는 더 직설적으로 토로한다.
“우리는 우주적인 척도로서 인간을 판단하며, 마치 연구 기재를 통해 들여다보듯이 비행기 창을 통해 인간을 관찰한다.”
이 우주적인 명상이란 비행 중에 마주치는 죽음의 경계에서 불현듯 깨닫게 되는 인간 성찰이다. 여기서도 작가는 항공사 지배인 리비에르를 통해서 뇌우 속에서도 싸울 수 있고, 자신의 운명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위대함이 잠재된 인간성을 깨닫게 해 준 것이다.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오면, 바로 그 허물들은 마치 현기증처럼 그 사람을 엄습하기 마련이니, 불행이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인간 스스로의 내부에서 찾아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빗발치는 적군의 포탄 속에서 전투기를 조종하면서도 계속되는 작가의 인간 탐구는 ≪전시 조종사≫에서 죽음의 성찰로 이어진다. “죽음이란 세상을 새롭게 다시 배열한다”, “육체가 무너질 순간에 인간의 본질이 드러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우선 언젠가는 죽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일련의 사유는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여, 생과 사를 초월한 인간의 영원의 세계를 지향한다.


☑ 책 속으로

**≪야간 비행≫ 99~100쪽

이제는 기계마저도 반항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행기가 하강할 때마다 엔진이 어찌나 심하게 진동하는지 기체 전체가 성난 듯이 요동쳤다. 파비앵은 조종석에서 자이로스코프를 바라보며 머리를 틀어박고 비행기를 제어하려고 전력을 쏟았다. 천지개벽 때의 암흑처럼 모든 게 뒤섞인 어둠 속에서 헤매던 그에게 바깥은 더 이상 하늘과 땅덩어리를 구별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치를 가리키는 계기판의 바늘이 점점 더 빨리 흔들려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벌써 조종사는 그 계기판에 속아서 악전고투하다가 고도를 잃어버리고 차츰차츰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고도계를 읽었다. ‘500미터’. 어지간한 야산과 같은 높이였다. 야산들은 현기증이 날 지경으로 파도치며 그를 향해 몰려오는 것 같았다. 아주 작은 덩어리 하나만 있어도 그를 산산조각 낼 수 있을 지상의 모든 산이, 볼트가 빠져 지반에서 떨어져 나간 듯이 활개 치며 주위를 맴돌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격렬한 춤을 추며 점점 더 죄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파비앵은 운명에 맡기기로 했다. 충돌할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아무 데나 착륙하리라 결심했다. 그래서 적어도 야산하고 부딪치는 일만이라도 피하기 위해서 하나 남은 조명탄을 던졌다. 조명탄은 불꽃을 터뜨리고 빙빙 돌다가 어느 평지를 비추고는 꺼졌다. 그곳은 바다였다.
그 순간 생각했다. ‘망했다. 40도나 오차를 잡아 놓았는데도 편류하고 말았으니. 이건 태풍이다. 육지는 어디지?’ 정서(正西)로 방향을 잡고 나서 그는 생각했다. ‘조명탄도 없으니 이제 죽는구나.’ 언젠가는 닥칠 일이었다. 그런데 저 뒤에 있는 동료는… ‘그는 틀림없이 안테나를 접었으리라.’ 하지만 조종사는 더 이상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 지은이 소개

앙투안 마리 로제 드 생텍쥐페리(Antoine Marie Roger de Saint-Exupéry)는 1900년 6월 29일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났다. 12세 때 사는 곳 인근의 비행장에서 비행기를 처음 타 본다. 21세에 군에 입대, 스트라스부르 공군기지에서 근무하던 중 군사비행 조종사 면허를 취득한다.
23세에 첫 비행 사고로 예비역 중위로 제대하고, 자동차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입사하지만 영업 수완이 없자 글쓰기에 전념한다. 25세에 ≪은선≫지 편집장인 장 프레보와, 앙드레 지드를 만나면서 생텍쥐페리의 문학 인생이 시작된다. 26세에 ≪은선≫지 4월호에 ≪남방 우편기≫의 초고가 되는 단편소설 <비행사>를 발표한다. 라테코에르 항공사에 정비사로 채용되면서, 툴루즈 항로 개척 책임자인 디디에 도라와 함께 정기 항공로 개발에 참여한다.
29세에 ≪남방 우편기≫를 출간하고, 남미 항공로 개척을 위해 아르헨티나 우편 항공사의 지배인이 된다. 30세에 민간항공 봉사 공로로 국가에서 주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39세 나이에 공군 대위로 참전, 알제리 2/33정찰비행대에 합류한다. 40세 때 아라스 상공에서 정찰비행을 하던 중 비행기가 피격되고, 프랑스와 독일의 휴전으로 7월 31일에 제대한다. 비시 정부에서 제안한 관료직을 거절하고, 뉴욕으로 건너간다. 42세 때 ≪전시 조종사≫가 ≪아라스 비행(Flight to Arras)≫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에서 먼저 출간되고 나서 파리에서 출판되지만 독일 점령 당국에 의해 판매 금지된다.
1943년 5월에 연령 제한에 굴하지 않고 알제리 우지다 기지에서 미군 사령관 휘하 2/33정찰비행대에 복귀하고, 정찰비행 중 사고를 두 번 당한 후 예비역에 편입됐다. 1944년, 44세라는 나이에도 상관없이 다시 복직을 간청하여 5회 이상 비행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2/33비행대에 복직하였으나 6∼7월 사이에 프랑스 상공 정찰비행을 8회나 나간다. 7월 31일에 마지막으로 허락을 받고 그르노블−이네시 간 정찰비행 임무 수행을 위해 오전 8시 30분 코르시카섬의 보르고 기지를 이륙하지만, 그 후 행방불명됐다. 사망증명서에는 ‘1945년 9월의 법원 판결에 따라 프랑스를 위해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다. 1950년에 프랑스는 생텍쥐페리에게 1939∼1945년 전쟁의 십자무공훈장을 추서한다.


☑ 엮은이 소개

어순아는 성신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생떽쥐뻬리의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프랑스 르아브르 대학에 교환교수로 파견된 바 있다.
주요 논문으로, <생떽쥐뻬리의 작품에 나타난 동심세계>, <생떽쥐빼리 작품에서의 주제 변화에 대한 고찰>, <≪Vol de Nuit≫ 연구>, <≪어린 왕자≫에 나타난 상징성>, <≪인간의 대지≫에 나타난 공간의 이미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대한 한국인의 이해>, <≪어린 왕자≫에 대한 한국인과 프랑스인의 이해 비교>, <로브그리예의 ≪엿보는 사람≫에 나타난 오브제의 이미지>, <고다르의 <미녀갱 카르멘>에서 현실성과 추상성의 대립 양상> 등이 있다.
저서로는 ≪Lecture facile du français≫, ≪장 뤽 고다르의 영화세계≫(공저), ≪알자스 문화 예술≫(공저), ≪400번의 구타≫(공저), 역서로 ≪모파상의 시칠리아≫, ≪여인들의 학교≫ 등이 있다.


☑ 목차

야간 비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3년 6월 28일 금요일

상드 동화집(Contes de George Sand)


Image

도서명 : 상드 동화집(Contes de George Sand)
지은이 : 조르주 상드(George Sand)
옮긴이 : 이재희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3년 7월 1일
ISBN :  979-11-304-1001-2  03860
28,000원 / 사륙판(128*188) _ 무선 / 542쪽



☑ 책 소개

조르주 상드가 말년에 ‘노앙의 할머니’가 되어 두 손녀에게 들려주려고 쓴 동화책. 원전은 1982년판 ≪할머니 이야기(Contes d’une Grand-mère≫ 1, 2권이다. 원전에는 모두 13편의 이야기가 실렸는데 이 가운데 5편을 옮겼다.


☑ 출판사 책 소개

<픽토르뒤 성>: 주인공 소녀 디안은 나약하고 의존적인 인물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적·외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길을 찾으며 창조적 자율성을 갖추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삶의 모범적인 면모를 보여 주는 한편 교훈과 상징적 의미가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어릴 적에 친모가 사망한 디안은 자신을 멀리하고 무관심하게 구는 계모로 인해 번민한다. 계모는 성공한 화가인 아버지를 사치하는 데 이용할 뿐이다. 디안은 자신의 내적 성장을 누군가가 방해한다고 막연히 느낀다. 그녀는 최선을 다해서 그림을 배우고 싶어 한다. 디안에게 그림이란 어머니를 되찾는 것이며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것이다. 그림을 통해 정체성을 찾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장밋빛 구름>: 이야기의 대부분은 어린 카트린이 겪는 여정이다. 카트린은 조금씩 세상의 법칙에 익숙해진다. 때로는 그 법칙을 모르면서 상처받기도 하다가 마침내는 받아들인다. 카트린이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현세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머니 실벤은 몽상을 좋아하지도 않고 카트린의 몽상을 이해하지도 못한다. 어머니는 상상 세계의 어떤 희망도 결코 찾지 못하는 전망 없는 인생을 대변하고 있다. 조르주 상드는 이렇게 노골적으로 세속적인 인물을 등장시켜 평소에 본인이 뜻했던 바를 표현한다. 상드는 카트린의 몽상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그리며 나아가 독자를 이 몽상으로 끌어들인다.
<말하는 떡갈나무>: 에미는 못생기고 무지한데다 고아다. 어느 날 에미는 돼지들의 난동에 쫓겨 숲으로 도망간다. 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도망이다. 에미는 떡갈나무를 피난처로 삼고, 거기서 삶의 길을 발견한다. 에미는 야생에서 살아남고자 모닥불을 피우거나 생밤을 줍는 등 원시적인 활동에 나선다. 이런 생존 활동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조금씩 발견한다. 이러한 과정은 어떻게 보면 한 남자의 야생화라고도 볼 수 있다. 에미는 자유롭고 순수한 비인간적인 세계의 위험과 경이로움에 빠져들며 타잔 같은 존재가 되어 간다.
<개와 신성한 꽃>: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된 작품이다. 두 이야기의 공통 주제는 윤회다. 작중에서 명확히 불교 교리를 주장하는 바는 없지만 점진적 변신과 무한한 순환의 조화가 두드러져 보인다. 조르주 상드는 ‘신성한 꽃’ 이야기에서 퍽 야심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아시아의 신화적인 매력과 이국 정서의 영롱한 광채를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백과사전들을 읽었고 지도책들을 참고했으며 역사·지리 자료들을 완벽하게 검증했다. 말레이시아나 버마는 작품 배경으로서 무척 놀랍고 대단하며 원색적이다. 그곳의 자연은 루소적인 순수함과 화려함을 갑절로 제공한다. <천일야화>에 어울릴 만한 경이로운 문화권을 설정한 것이다.

<용기의 날개>: 수련과 성숙에 관한 긴 도정을 강조한 작품이다. 작품 속의 여러 화소(話素)에서 주로 토대를 이루는 것은 영원한 모험이란 주제다. 아이가 성인 남자로 변화하는 모험, 인간 관계에서 보다 성숙되게 변하는 모험 등이 그것이다. 클로피네라는 소년이 새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새를 연구하는 한편 ‘두려움의 날개’(겁쟁이 성격)를 타개하고 ‘용기의 날개’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 책 속으로

**≪상드 동화집≫, <개와 신성한 꽃>, 315~316쪽

어머니를 지켜드리고 싶었고, 복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저를 말리시더군요. 저를 어머니 뒤에서 꼼짝도 못하게 하셨어요. 당신의 옆구리를 방패로 삼아 절 보호하시면서 고통 속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침묵으로 버티고 계셨어요. 어머니는 치명적인 투창 공격으로 벌집이 된 몸을 지탱하시며 그대로 서 계셨어요. 그러나 끝내 창이 관통한 심장은 박동을 멈추고, 어머닌 거대한 산처럼 털썩 무너지셨어요. 어머니의 육중한 몸집 때문에 온 대지가 진동했어요. 그러자 못된 도살자들이 달려들어 날 밧줄로 묶었어요. 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어요. 어머니 시신 앞에서 망연자실해서 죽음이 무엇인지도 전혀 몰랐던 전 구슬프게 울부짖으며 어머니께 제발 어서 일어나서 같이 달아나자고 애원하면서 어머니의 몸을 흔들었어요. 어머니의 숨은 이미 끊어졌지만 흐릿하게 뜬 두 눈에선 여전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그자들이 제 머리 위에 두꺼운 거적을 씌워 버려서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저의 네 다리는 고라니 가죽으로 엮은 동아줄로 꽁꽁 묶였어요. 난 더 이상 완강한 반항도 하지 않고, 발버둥 치지도 않았어요. 그저 눈물만 흘렸죠. 어머니의 숨결이 곁에서 느껴지는 듯했어요. 엄마 곁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몸이 수평으로 기울어졌어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른 채 그대로 끌려갔어요. 그자들은 데리고 온 말들에 내 몸을 매고 해안가 비탈의 모래밭을 지나 구덩이 같은 곳까지 끌고 간 것 같아요. 전 그곳에 혼자 버려졌어요.


☑ 지은이 소개

조르주 상드(George Sand, 1804∼1876)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다. 그녀의 아버지는 폴란드 왕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귀족 출신이고, 어머니는 파리 센 강변의 새 장수 딸로 가난한 서민 출신이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상드는 프랑스 중부의 시골 마을 노앙에 있는 할머니의 정원에서 루소를 좋아하는 고독한 소녀 시절을 보냈다. 18세 때 뒤드방 남작과 결혼했으나 순탄치 못한 생활 속에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문필 생활을 시작한 후 ≪르피가로(Le Figaro)≫에 짧은 글들을 기고하며 남장 여인으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다. 이때부터 여러 문인·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었는데, 특히 여섯 살 연하인 시인 뮈세, 음악가 쇼팽과 모성애적인 연애 사건은 당시 상당한 스캔들을 일으켰다. 또한 화가 들라크루아, 소설가 플로베르와 맺은 우정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상드는 이처럼 72년의 생애 동안 우정과 사랑을 나눈 사람들이 2000명이 넘는 신비와 전설의 여인이었으며 ‘정열의 화신’이었고,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사랑의 여신’이었다. 희곡과 시, 평론, 수필, 일기, 비망록, 기행문, 서문, 기사 등 180여 편에 달하는 많은 글을 남겼다.
특히 그녀가 남긴 편지들은 모두 26권 분량인데, 이 방대한 규모의 기념비적인 서간집은 세계 문학사에서 서간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결정판 서간집으로는 ≪상드와 플로베르≫(1981), ≪상드와 뮈세≫(1956), ≪상드와 아그리콜 페르디기에≫(1966), ≪상드와 피에르 르루≫(1973), ≪상드와 생트뵈브≫(1897), ≪상드와 마리 도르발≫(1953), ≪상드와 폴린 비아르도≫(1959)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이재희는 경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불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조르주 상드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드 문학 현장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노앙에서 개최된 상드와 쇼팽 애호가 모임이나 상드 국제회의에 여러 번 참가했으며, 뉴욕 상드협회 ≪상드 연구≫ 국제 편집인이었고, 프랑스 에시롤, 노앙 상드협회 회원이었다. 현재 파리의 상드협회 회원이며 한국외대 명예교수다.
저서로는 자서전 연구서 ≪조르주 상드, 문학 상상력과 정원≫, 주제 연구서 ≪상드 연구≫(전 3권)가 있고, 상드 번역서로는 ≪편지≫(전 6권), 자전적 애정소설 ≪렐리아≫, 전원소설 ≪마의 늪≫, ≪소녀 파데트≫, ≪사생아 프랑수아≫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쇼팽과 상드≫, ≪상드 전기≫, ≪상드 문학 앨범≫ 등이 있다.


☑ 목차

픽토르뒤 성
장밋빛 구름
말하는 떡갈나무
개와 신성한 꽃
용기의 날개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2013년 6월 24일 월요일

오렐리아(Aurèlia)


Image

도서명 : 오렐리아(Aurèlia)
지은이 : 제라르 드 네르발(Gérard de Nerval)
옮긴이 : 이준섭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3년 6월 28일
ISBN :  978-89-6680-982-0  03860
14500원 / 사륙판(128*188)_ 무선 / 143쪽



☑ 책 소개

네르발이 경험한 “깨어 있는 상태에서의 꿈”의 기록.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몽상의 세계를 그려낸다. 20세기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로 인정받은 네르발이 도달한 결론을 들여다본다.


☑ 출판사 책 소개

이 책은 ≪전집 III(Oeuvres Complètes III)≫(Ed. Jean Guillaume et Claude Pichois, Gallimard, 1993)를 기준으로 해 완역한 것이다.

제라르 드 네르발은 자신이 경험한 심각한 광증을 무한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상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네르발은 이러한 상태를 문학적 상상의 세계라고 말한다. ≪오렐리아≫는 작가가 경험한 바로 그 “깨어 있는 상태에서의 꿈”을 기록한 작품이다. 거기에 온갖 기원의 신비주의 사상이 내재되어 있고, 미신적 믿음까지도 함께하고 있다.
20세기 초, 초현실주의자들은 이러한 꿈의 세계를 그려낸 네르발을 그들의 선구자로 보았다. 그들은 보편적인 삶과 무의식적 삶을 가르는 장벽을 제거하면, 인간이 소외되지도 제약받지도 않았던 시대로부터 시작된,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신비한 일체성에 이르게 된다고 믿었다. 이 무의식이 표면에 떠올라 현실을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방법은, 꿈의 전사와 자동기술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렐리아≫는 바로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몽상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이다.
≪오렐리아≫를 비롯해 네르발의 다른 작품들인 ≪실비≫와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은 작가 자신이 투사된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고, 여주인공들은 모두가 ‘불의 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세 작품은 작가의 정신적 변천과정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동방 여행은 시인에게는 종교적 수련일 뿐만 아니라 사랑과 죽음의 수련이었다. 그리고 이 수련은 시인의 전 생애를 통해서 계속되었으며, ≪오렐리아≫에서 그 수련의 과정이 총체적으로 끝을 맺는다. 작가가 최후에 찾고자 했던 대상은 마지막 작품인 ≪오렐리아≫에서 확연히 드러나 있다. 그것은 사랑하는 여인이자 어머니인 이시스 여신이라는 상징으로 나타난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오렐리아≫는 ≪불의 딸들≫과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의 완결편이라고도 볼 수 있다.



☑ 책 속으로

**≪오렐리아≫ 5쪽
‘꿈’은 제2의 삶이다. 나는 보이지 않는 세계로부터 우리를 가르는 상아와 뿔로 된 이 문을 통과할 때면 으스스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수면의 첫 순간은 죽음의 이미지와 같다. 흐릿한 마비 증상이 우리의 사고를 사로잡고, 그래서 우리는 ‘자아’가 또 다른 형태로 삶의 활동을 계속하는 분명한 순간을 구분할 수가 없다. 그것은 차츰차츰 밝아오는 침침한 지하세계이며, 그곳에서는 근엄한 부동의 자세로 머물고 있는 명계의 창백한 형체들이 그늘과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장면이 형체를 갖추고, 새로운 빛이 환하게 비치며 이상한 유령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영령들의 세계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 지은이 소개

프랑스 남부 출신의 한 남자가, 북부로부터 와서 발루아 지방에 정착한 가문의 처녀와 결혼하여 이듬해 한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그들은 이 아이를 발루아 지방의 어느 유모에게 맡기고 나폴레옹을 따라 전장으로 떠나고 말았다. 그 아이는 1808년 5월 22일 파리의 생마르탱 가 96번지에서 태어났고, 1855년 2월 26일 새벽 파리의 으슥한 골목에서 목매어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는 죽은 후 오래지 않아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20세기 초가 되자 그의 작품 속에서 놀라운 것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에는 18세기 유럽의 내면을 흐르던 온갖 기원의 신비주의가 있고, 괴테의 ≪파우스트≫와 실러의 ≪군도≫, 호프만의 ≪악마의 정수≫,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하이네의 ≪아타 트롤≫과 같은 독일의 낭만주의가 배어 있고, 보들레르와 파르나스 시파와 상징주의의 싹이 있으며,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축소판이, 초현실주의자들이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자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구자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던 초현실의 세계가 또한 있었다.
그가 광증에 시달리는 고난의 삶을 살았고 그로 인하여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시인으로서가 아니라 비극의 주인공으로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판도라>나 <오렐리아> 같은 작품은 이해할 수 없는 광증의 발로라고 보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잘못 판단되었던 것이다.
20세기에 와서 그가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의 모든 작품이 논리를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192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네르발에 관한 연구가 있었고, 1950년대 이후, 특히 1960∼1970년대에 그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프랑스 사람들은 네르발을 ‘가장 프랑스적인 서정시인’의 한 사람으로 꼽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이준섭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파리 소르본느(파리4대학)에서 프랑스 낭만주의와 제라르 드 네르발 연구로 문학석사 및 박사학위(1980년) 취득했다. 1981년부터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7년에 정년퇴임한 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2002년에는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프랑스 문학사(I)≫(세손출판사, 1993), ≪제라르 드 네르발의 삶과 죽음의 강박관념≫(고려대출판부, 1994), ≪프랑스 문학사(II)≫(세손출판사, 2002), ≪고대신화와 프랑스문학≫(고려대출판부, 2004) ≪프랑스문학과 신비주의 세계≫(고려대출판부, 2005) 등이 있고, 역서로는 ≪불의 딸들≫(아르테, 2007), ≪ 실비/산책과 추억≫(지만지,2008)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18세기 프랑스 신비주의와 G. de Nerval>, <테오필 고티에와 환상문학> 외 다수가 있다.


☑ 목차

제1부
제2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미크로메가스 외 (보급판)


Image


미크로메가스 외 (보급판)
Micromégas et d'autres contes
저자 : 볼테르
역자 : 이형식
출판사 : 지식을만드는지식
정가 : 9,500원
출간일 : 2010년 12월 10일
쪽 : 202
규격 : A5
ISBN : 978-89-6406-676-8
분야 : 소설/시/에세이 > 소설 > 프랑스소설



☑ 책 소개

국내 최초 소개

볼테르가 인식하고 있는 인간과, 그 인간이 깃들이고 있는 지구의 실체는 비참하리만큼 초라하다. 지구라는 이 행성은 기껏 하나의 ‘진흙덩이’ 혹은 ‘진흙 원자’에 불과하다. 또는 하나의 ‘개미탑’이나 ‘두더지 흙두둑’일 뿐이다. 그리고, 광막한 우주 공간에서 그 ‘먼지 알갱이’ 표면에 기생하며 꺼떡거리는 우리 인간의 모습은 ‘벌레’나 ‘좀’의 꼴과 다름없다(≪쟈디그≫, ≪미크로메가스≫). 그렇건만, 그 무한히 작은 것이 무한히 거만하다. 심지어, 그 보잘것없는 주제에, 유독 자기들에게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는 점을 무슨 특권처럼, 혹은 절대자가 내린 신표(信標)처럼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그 영혼이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무도 시원스러운 대답을 하지 못한다. 영혼이란, 소크라테스의 다이몬(daimon)이나 플라톤의 이데아 등이 그렇듯이, 그 실체가 규명되지도 정의되지도 않은, 순전한 몽상 내지 망상의 소산일 뿐이다. 물론 망상의 소산이라고 하여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우주에 존재하는 무한수의 생명체들 중 유독 자기들에게만 영혼이라는 그 입증되지도 않은 신표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인간 집단의 몽상은, 또 하나의 불가사의이며 경이로운 현상이다. 물론 그 현상 역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과 같은 몽상가들의 유산일 수 있으며, 그것이 아마 미신의 굴레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한 ‘형이상학’이라는 아귀다툼의 실마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없는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예수교의 존속을 가능케 한 자양을 공급한 이들이 그 두 몽상꾼 아닌가? 델포이를 비롯한 여러 곳 신전들의 신탁(信託, 점괘)과 ‘선지자’란 말은 무관한 것일까? 델포이 신전과 바티칸 신전이 전혀 이질적인 유물일까? 나아가, 프로메테우스와 크리스토스(메샤의 그리스식 명칭)는 전혀 무관한 존재들일까?


☑ 저자 소개

빠리의 평민 가정에서 출생한 그의 본명은 프랑수와 마리 아루에(F. M. Arouet)이고, 볼떼르라는 이름은 1718년에 비극 ≪오이디푸스≫를 발표하며 사용하기 시작한 필명이다. 젊은 나이에 일찍 사교계에 진출하였고, 당시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랬듯이, 희곡으로 명성을 얻고자 하는 야심에 들떠 있던 그는 주로 희곡 집필에 몰두하였다. 그의 첫 소설 ≪쟈디그≫를 발표한 것이 1747년이니, 나이 오십이 넘어서이다. 또한 기지 발랄한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듯, 그가 처한 사회에서 비방의 대상이 되고 박해를 받기도 하던 그는 잠시 영국으로 피신하기도 하는데(1726∼1729년), 그 시절이 그에게는 영국에서 이미 자리 잡은 정치적 자유주의나 존 로크(J. Lock, 1632∼1704년) 같은 학자의 경험론을 접할 수 있게 된 호기(好機)였던 것 같다. 영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당시의 정치체제 및 지배 종교와 끊임없는 갈등 관계에 있던 그는, 고향인 빠리에 머물지 못하고, 샤뜰레 부인이나 프러시아의 후레데릭 II세 등과 같은 후원자(지지자)들에게 의지하며 전전하다가, 나이 육십이 넘어서야 스위스와의 국경 근처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 훼르네(Ferney, Gex 지방)에 정착한다. 그는 황량한 그 마을에 토지를 일구어 경작지를 넓히는 한편 산업을 일으켜, 그곳에 머문 이십여 년의 세월 동안에 그 마을의 면모를 완전히 바꾸어놓았으며, 오늘날까지도 그 일은 그 고장의 전설이 되었다. 또한 ≪철학 사전≫을 비롯한 그의 가장 원숙한 작품들이 발표된 것도 그 시절이며, 영원한 기하학자이며 절대적으로 완벽한 조물주에 대한 신앙(le culte de l'Etre Suprême)이라는 그의 새로운 종교가 확립된 것도 그곳에서이다. 1778년 고향 빠리에 돌아와 타계하였다.


☑ 옮긴이 소개

이형식은 1972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72년부터 1979년까지 빠리4대학과 빠리8대학에서 불문학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지금까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르셀 프루스트−희열의 순간과 영원한 본질로의 회귀≫, ≪프루스트의 예술론≫, ≪작가와 신화≫, ≪감성과 문학≫, ≪정염의 맥박≫, ≪루시퍼의 항변≫,≪현대 문학 비평의 방법론≫(공저), ≪프루스트, 토마스 만, 조이스≫(공저), ≪프랑스 현대 소설 연구≫(공저), ≪그 먼 여름≫(장편소설) 등이 있고 역서로는 ≪외상 죽음≫(쎌린느), ≪밤 끝으로의 여행≫(쎌린느), ≪미덕의 불운≫(싸드), ≪사랑의 죄악≫(싸드), ≪철부지 시절≫(까바니), ≪미소 띤 부조리≫(사바띠에), ≪여우 이야기≫(이형식 편역), ≪트리스탄과 이즈≫(베디에), ≪중세 시인들의 객담≫(이형식 편역), ≪요정들의 사랑≫(이형식 편역), ≪농담≫(이형식 편역), ≪롤랑전≫, ≪웃는 남자≫(위고),  ≪꼴롬바≫(메리메), ≪프랑시옹≫(쏘렐) 등이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미크로메가스
세상 돌아가는 대로
백과 흑
체스터휠드 백작의 귀
스카르멘타도의 유랑기
주요 작품 연보
옮긴이에 대해


☑ 책 속으로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곳에 있던 사각모 쓴 미세동물이, 다른 철학자 미세동물들의 말을 끊으며 나섰다. (...) 그는 하늘에서 온 두 나그네를 위아래로 한 번 훑어보고 나서, 그 두 나그네들뿐만 아니라, 그들이 사는 세계, 그들의 태양들, 그들의 별들 등, 모든 것들이 오직 인간만을 위해 창조되었다고 주장하였다.
Mais il y avait là, par malheur, un petit animalcule en bonnet carré, qui coupa la parole à tous les animalcules philosophiques;(...) il regarda de haut en bas les deux habitants célestes; il leur soutint que leurs personnes,leurs mondes, leurs soleils, leurs étoiles, tout était fait uniquement pour l'homme.


☑ 출판사 서평



☑ 별점 평가

구분       평점
대중성  ★★★★
학술성  ★★

신선감  ★★★★

독이성  ★★★★

화제성  ★★★★


오렐리아


Image

도서명 : 오렐리아
지은이 : 제라르 드 네르발
옮긴이 : 이준섭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0년 10월 27일
ISBN : 978-89-6406-802-1
 12,000원 /  A5  소프트커버 / 143쪽




200자 핵심요약


 네르발이 경험한 “깨어 있는 상태에서의 꿈”의 기록.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몽상의 세계를 그려낸다. 20세기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로 인정받은 네르발이 도달한 결론을 들여다본다.



☑ 책 소개

이 책은 ≪전집 III(Oeuvres Complètes III)≫(Ed. Jean Guillaume et Claude Pichois, Gallimard, 1993)를 기준으로 해 완역한 것이다.
제라르 드 네르발은 자신이 경험한 심각한 광증을 무한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상력으로 간주하고 있다. 네르발은 이러한 상태를 문학적 상상의 세계라고 말한다. ≪오렐리아≫는 작가가 경험한 바로 그 “깨어 있는 상태에서의 꿈”을 기록한 작품이다. 거기에 온갖 기원의 신비주의 사상이 내재되어 있고, 미신적 믿음까지도 함께하고 있다.
20세기 초, 초현실주의자들은 이러한 꿈의 세계를 그려낸 네르발을 그들의 선구자로 보았다. 그들은 보편적인 삶과 무의식적 삶을 가르는 장벽을 제거하면, 인간이 소외되지도 제약받지도 않았던 시대로부터 시작된, 그러나 지금은 잃어버린 신비한 일체성에 이르게 된다고 믿었다. 이 무의식이 표면에 떠올라 현실을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방법은, 꿈의 전사와 자동기술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렐리아≫는 바로 ‘이성으로부터 해방된’ 몽상의 세계를 그려낸 작품이다.
≪오렐리아≫를 비롯해 네르발의 다른 작품들인 ≪실비≫와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들은 작가 자신이 투사된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고, 여주인공들은 모두가 ‘불의 딸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세 작품은 작가의 정신적 변천과정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동방 여행은 시인에게는 종교적 수련일 뿐만 아니라 사랑과 죽음의 수련이었다. 그리고 이 수련은 시인의 전 생애를 통해서 계속되었으며, ≪오렐리아≫에서 그 수련의 과정이 총체적으로 끝을 맺는다. 작가가 최후에 찾고자 했던 대상은 마지막 작품인 ≪오렐리아≫에서 확연히 드러나 있다. 그것은 사랑하는 여인이자 어머니인 이시스 여신이라는 상징으로 나타난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오렐리아≫는 ≪불의 딸들≫과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의 완결편이라고도 볼 수 있다.


☑ 책 속으로

‘꿈’은 제2의 삶이다. 나는 보이지 않는 세계로부터 우리를 가르는 상아와 뿔로 된 이 문을 통과할 때면 으스스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수면의 첫 순간은 죽음의 이미지와 같다. 흐릿한 마비 증상이 우리의 사고를 사로잡고, 그래서 우리는 ‘자아’가 또 다른 형태로 삶의 활동을 계속하는 분명한 순간을 간파할 수 없다. 그것은 차츰차츰 밝아오는 침침한 지하세계이며, 그곳에서는 근엄한 부동의 자세로 머물고 있는 명계의 창백한 형체들이 그늘과 어둠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장면이 형체를 갖추고, 새로운 빛이 환하게 비치며 이상한 유령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하여 영령들의 세계가 우리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Le Rêve est une seconde vie. Je n'ai pu percé sans frémir ces portes d'ivoire ou de corne qui nous séparent du monde invisible. Les premiers instants du sommeil sont l'image de la mort; un engourdissement nébuleux saisit notre pensée, et nous ne pouvons déterminer l'instant précis où le moi, sous une autre forme, continue l'oeuvre de l'existence. C'est un souterrain vague qui s'éclaire peu à peu, et où se dégagent de l'ombre et de la nuit les pâles figures gravement immobiles qui habitent le séjour des limbes. Puis le tableau se forme, une clarté nouvelle illumine et fait jouer ces apparitions bizares; ― le monde des Esprits s'ouvre pour nous.


☑ 지은이 소개

제라르 드 네르발 (1808~1855)
프랑스 남부 출신의 한 남자가, 북부로부터 와서 발루아 지방에 정착한 가문의 처녀와 결혼하여 이듬해 한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그들은 이 아이를 발루아 지방의 어느 유모에게 맡기고 나폴레옹을 따라 전장으로 떠나고 말았다. 그 아이는 1808년 5월 22일 파리의 생마르탱 가 96번지에서 태어났고, 1855년 2월 26일 새벽 파리의 으슥한 골목에서 목매어 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는 죽은 후 오래지 않아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20세기 초가 되자 그의 작품 속에서 놀라운 것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에는 18세기 유럽의 내면을 흐르던 온갖 기원의 신비주의가 있고, 괴테의 ≪파우스트≫와 실러의 ≪군도≫, 호프만의 ≪악마의 정수≫,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하이네의 ≪아타 트롤≫과 같은 독일의 낭만주의가 배어 있고, 보들레르와 파르나스 시파와 상징주의의 싹이 있으며,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축소판이, 초현실주의자들이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자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구자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던 초현실의 세계가 또한 있었다.
그가 광증에 시달리는 고난의 삶을 살았고 그로 인하여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시인으로서가 아니라 비극의 주인공으로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판도라>나 <오렐리아> 같은 작품은 이해할 수 없는 광증의 발로라고 보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잘못 판단되었던 것이다.
20세기에 와서 그가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의 모든 작품이 논리를 벗어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192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네르발에 관한 연구가 있었고, 1950년대 이후, 특히 1960∼1970년대에 그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프랑스 사람들은 네르발을 ‘가장 프랑스적인 서정시인’의 한 사람으로 꼽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이준섭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파리 소르본느(파리4대학)에서 프랑스 낭만주의와 제라르 드 네르발 연구로 문학석사 및 박사학위(1980년) 취득했다. 1981년부터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7년에 정년퇴임한 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2002년에는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프랑스 문학사(I)≫(세손출판사, 1993), ≪제라르 드 네르발의 삶과 죽음의 강박관념≫(고려대출판부, 1994), ≪프랑스 문학사(II)≫(세손출판사, 2002), ≪고대신화와 프랑스문학≫(고려대출판부, 2004) ≪프랑스문학과 신비주의 세계≫(고려대출판부, 2005) 등이 있고, 역서로는 ≪불의 딸들≫(아르테, 2007), ≪ 실비/산책과 추억≫(지만지,2008)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18세기 프랑스 신비주의와 G. de Nerval>, <테오필 고티에와 환상문학>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1부
2부
옮긴이에 대해


2013년 2월 25일 월요일

방랑하는 여인


Image

도서명 : 방랑하는 여인
지은이 :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
옮긴이 : 이지순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3년 2월 26일
ISBN : 978-89-6680-636-2  (03860)
18,500원 / 사륙판(128*188)  / 337쪽




☑ 책 소개

20세기 초의 프랑스 여류작가 콜레트가 쓴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뚜렷한 플롯은 없으나 ‘돌아온 싱글’의 정서가 반영된 작품이다.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반영돼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1910년 출간된 ≪방랑하는 여인(La Vagabonde)≫은 콜레트가 마흔의 문턱에 다가선 나이에 수년 전부터 별거해 온 첫 남편 윌리와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발표한 작품으로, 작가의 삶과 작품 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자유의 추구와 안정된 가정적 행복 갈망이라는 상반된 욕구 사이를 방황하는 작가의 모습을 잘 투영하고 있다.
주인공 르네 네레(Renée Néré)는 작가와 마찬가지로 팬터마임 배우이면서 무용수다. 그녀는 남편 타양디와 이혼한 후 자유를 꿈꾸면서도 과거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때 막스라는 사내가 적극적인 구애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는 남들이 말하는 가정의 행복과 안위를 보장해 줄 훌륭한 조건을 갖춘 인물이다. 그러나 그와 결혼한다면 다시 남성적 권위에 종속된 삶을 살아야 한다.
혹자는 이 소설을 자신의 정체성을 추구하려는, 자신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하나의 입문소설로 평하기도 한다. 겨울에 시작해서 봄에 끝나는 이 소설은 틀림없이 주인공 르네 네레라는 인물의 새 탄생을 증명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소설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그것의 과정은 ‘방랑’이다.
르네 네레는 이혼 후 홀로서기를 꿈꾸며 여행을 갈망한다. 이때 여행은 그녀에게 슬픔과 기쁨이라는 양면성을 띠며 다가온다. 르네는 방랑을 자처하면서 원래 방랑이란 단어의 의미가 그렇듯이 뚜렷한 목적이나 방향도 없이 “친구이자 주인인 우연”의 길을 즐기며 방랑자의 길을 떠난다. 그러나 자신의 방랑이, 끈에 묶인 새의 비상처럼 그리고 무용수들의 회전처럼 어떤 방향을 향하지 못하고 제자리로 결국 돌아오고 마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실로 이 소설은 본질 혹은 정체성을 찾기 위한 르네 네레의 고뇌와 그에 대한 부단한 투쟁을 보여 준다.
혹자는 ‘돌싱’인 주인공 여성의 고뇌를 통해 페미니즘의 면모가 보인다고도 한다. 콜레트는 페미니즘을 드러내 놓고 주창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들 특히 ≪방랑하는 여인≫은 페미니즘 문학 범주에서 논할 수 있다.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가 ≪제2의 성(Le Deuxième Sexe)≫을 발표하기 이전에, 콜레트는 그의 소설을 통해 남성중심주의적이며 권위적인 사회와 문화 풍토 속에서 여성이 느끼는 고통과 모순을 고발함으로써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다. 나아가 타자화되어 온 여성이 어떻게 주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여성주의 이론가 엘렌 식수(Hélène Cixous)는 콜레트를 두고 ‘여성성을 드러내는 글쓰기’, ‘여성적 글쓰기’의 표본으로 말하기도 했다.
한편, 콜레트의 문체는 대단히 섬세하고 감각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방랑하는 여인≫이 당시 프랑스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진한 공감을 이루게 된 것은 소재가 주는 감동과 흥미로움 이외에도 그것을 표현한 작가 고유의 문장력, 예를 들어 은유적이며 수려한 문장 표현 등 섬세하고 감각적이며 아름다운 문장 표현 덕분이다. 그러나 번역 텍스트에서는 그것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없는 점이 무척 아쉽다.


☑ 책 속으로

**≪방랑하는 여인≫ 234~235쪽
로렌식 레스토랑의 그을린 진열장에 비친 이 얼굴, 짙게 화장을 한 눈에 턱 밑으로 묶은 긴 베일을 머리에서 발까지 늘어뜨리고, 여기 사람도 저기 사람도 아닌, 무심하고 조용하고 무뚝뚝한 모습의 이 여행자가 막스의 애인이란 말인가? 코르셋과 속치마를 입은 채 브라그의 트렁크로 다음날 입을 속옷을 찾으러 가기도 하고 번쩍거리는 옷가지들을 정리하는 이 지친 여배우가, 몸이 반은 드러나는 장밋빛 기모노를 입고 막스의 포옹을 받으며 환하게 웃던 막스의 애인이란 말인가?


☑ 지은이 소개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Sidonie-Gabrielle Colette, 1873~1954)는 20세기 초 프랑스 문단에서 손꼽히던 여성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당시 프랑스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특히 그녀의 문학과 분리될 수 없는 굴곡 있는 삶 또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스무 살 때 열네 살 연상의 앙리 고티에 빌라르(1859∼1931)와 결혼했는데, 필명 윌리(Willy)로 불리는 그는 저널리스트이자 음악평론가였다. 남편의 권유를 소설을 쓰게 됐으며 이때 쓴 ‘클로딘 시리즈’가 성공을 거두며 유명해졌다. 그렇지만 결혼생활은 점차 안 좋아져서 1906년 마침내 윌리와 결별한다.
이혼 후 생계 때문에 뮤직홀 댄서와 팬터마임 배우로 활발히 활동한다. 그러는 가운데 모르니 공작의 딸 미시와 4년 간 동거하며 스캔들을 불러일으켰고 13세 연하인 오귀스트 에리오의 연인이 되기도 했다.
1910년 이후 콜레트는 ≪마탱≫지의 기고가로 일하면서 저널리즘 공간에서 문학 활동을 펼쳤다. 1912년에는 ≪마탱≫의 편집장이며 정치가의 길을 걸었던 앙리 드 주브넬과 결혼하고 이듬해엔 딸 콜레트 드 주브넬, 일명 벨가주(Bel-Gazou)가 태어난다. 재혼 후 콜레트는 무대 활동을 그만두고 창작에 전념했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이번에도 실패로 향했고, 1920년에는 30세 연하의 양아들 베르트랑 드 주브넬과 연인 관계가 되기도 했다. 1925년에는 주브넬과 마침내 이혼한다.
그 무렵의 대표작으로는 ≪무대의 이면≫, ≪질곡≫, ≪동물들의 평화≫, ≪셰리≫, ≪청맥≫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셰리≫는 당시 대문호인 프루스트, 지드, 모리아크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콕토는 이 작품을 두고 극찬했다.
1925년 콜레트는 세 번째 반려자인 모리스 구드케를 만난다. 1935년에 그와 결혼해 여생을 함께하게 된다.
인생 후반기에도 콜레트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중 대표작으로는 ≪여명≫, ≪시도≫, ≪쾌락≫, ≪암코양이≫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쾌락≫은 콜레트 소설의 정수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1941년에 ≪순수와 불순≫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된다. 또 1948년에 플뢰롱 출판사에서 콜레트 전집(총 15권)이 출간된 것은 그녀의 작품성과 인기를 증명하는 것이다. 그녀의 많은 작품은 희곡·오페라·영화 등으로 각색되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밖에 점차 문인으로서 인정받고 유명세를 타게 되면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말년에는 관절염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며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있어다가 1954년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졌다.


☑ 엮은이 소개

이지순은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의 폴 베를렌메츠 대학에서 프랑스 19세기 초 작가인 에티엔 피베르 드 세낭쿠르(Étienne Pivert de Senancour)에 관한 연구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성균관대 문과대학 프랑스어문학과 교수이며, 프랑스어권연구소 소장, 한국퀘벡학회 회장이다. 한국프랑스어문교육학회 및 프랑스문화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귀국 후 얼마 동안은 박사학위 논문을 확장시키고 발전시키는 연구를 했다. 예를 들어 <세낭쿠르의 묘사장르 연구>, <Oberman에 나타난 소설창조의 파라독스> 등의 논문을 학술지에 발표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페미니즘에 특별히 관심을 지니고 ‘프랑스 페미니즘 문학’, ‘페미니즘 문화론’ 같은 강의를 담당했으며 한국여성학회에서 <프랑스 문학사에서 살펴본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의 페미니즘>을 발표했다.
동시에 20세기 프랑스 여성작가의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나탈리 사로트, 마르그리트 뒤라스에 대한 논문들−<나탈리 사로트, 여성적 글쓰기인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작품 속에 나타난 주인공들의 광기>,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작품에 나타난 유대인> 등을 학술지에 발표했다. 콜레트에 대한 논문으로 <콜레트의 소설 La Vagabonde에 나타난 거리두기>를 ≪불어불문학연구≫에 발표했다.
프랑스 문학과 영화작품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을 갖고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영화적 글쓰기>, <고다르의 <알파빌(Alphaville)>에 대한 소고>(공저) 등의 영화 관련 논문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연구영역을 프랑스어권 문학 특히 퀘벡 문학으로 넓혀 퀘벡의 여성작가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학술지 및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했던 <가브리엘 루아의 <데샹보 거리>에 나타난 페미니즘−여성의 자유와 정체성 추구>(공저), <레진 로뱅의 ‘라 퀘벡쿠아트’에 나타난 디아스포라적 글쓰기>, <퀘벡작가 레진 로뱅의 이주글쓰기> 등이 그 결과물이다.
그 밖에 ≪테마가 있는 프랑스 소설≫(편저), ≪프랑스 명작 살롱≫(공저), ≪퀘벡영화≫(역서) 등이 있다.


☑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고통

Image

도서명 : 고통
지은이 : 마르그리트 뒤라스
옮긴이 : 유효숙
분  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3년 2월 22일
ISBN : 978-89-6680-645-4 03860
가격 : 18,000원
쪽 : 286쪽



☑ 책 소개

≪연인≫으로 프랑스에서 콩쿠르 상을 수상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자전적인 이야기이자 일종의 레지스탕스 문학이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고통>을 비롯해 <이 글에서 라비에라 불리는 X씨>, <카피탈 카페의 알베르>, <친독 민병대원 테르>, <꺾어진 쐐기풀>, <파리의 오렐리아>등 모두 여섯 작품이 실렸다. 이 책을 통해 뒤라스 문학의 또 다른 매력 더불어 힘을 느낄 수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고통>은 1943~1945년, 나치에 의해 포로수용소에 정치 유형수로 끌려갔던 남편 로베르 앙텔므를 기다리는 동안 쓰인 뒤라스의 일기문이다. 희망과 절망의 교차, 기다림 등이 ‘고통’이라는 제목 아래 진솔하고 간결한 문체로 표현되어 있다. 뒤라스는 <고통>의 서문에서 문학이 자신에게 수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고통>은 자신의 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라고 고백한다. 40여 년 후 이 원고를 다시 대하면서 “건드릴 생각조차 못했던 사고와 감정의 놀라운 혼돈과 마주치게 된 것이다. 이런 사고, 감정과 견주어 볼 때  문학이란 내게 수치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 글은 프랑스에서 1985년 출간된다. 일기에 나오는 대로 뒤라스는 글에서 로베르 L이라 지칭되는 남편 로베르 앙텔므가 강제 포로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후 그와 이혼하고, 이 글에서 D로 지칭되는 디오니스 마스콜로의 아들 장을 낳게 된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일하던 디오니스 마스콜로와도 몇 년 후 결별하게 되지만, 로베르 앙텔므와 디오니스 마스콜로는 뒤라스의 평생의 친구로 남는다.
뒤라스는 ≪고통≫이라는 한 권의 책에 동일한 제목의 일기뿐 아니라 몇 편의 단편들을 함께 싣고 있다. <이 글에서 라비에라 불리는 X씨>는 남편이 체포된 뒤 한 게슈타포와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글은 허구라는 단편소설의 형식을 차용하지만 앙텔므를 체포했던 게슈타포인 샤를르 뒤발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로 읽힌다. 레지스탕스 활동과는 모순되게 이 시기 게슈타포나 친독 성향의 작가들과 가까이했던 뒤라스의 전적은 뒤라스 사후 다양한 논란을 제공했는데, 뒤라스는 남편이 강제 포로수용소에 있는 동안 남편을 구하기 위해  뒤발의 정부가 되기도 한다. 1944년 파리가 해방되었을 때 뒤발은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전적으로 뒤라스는 1987년 나치 전범 클라우스 바르비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되지만, 재판의 출석과 증언을 거부했다.
<카피탈 카페의 알베르>와 <친독 민병대원 테르>에서는 나치의 패전 직후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인들을 단죄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뒤라스가 이 글의 서문에서 밝혔듯이 ‘테레즈’라는 가명으로 뒤라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게슈타포에게 쫓기고 감시받고 체포되어서는 고문을 받거나 포로수용소로 보내졌던 레지스탕스들은 이제 나치에 협력했던 친독 민병대원들을 취조하고 고문한다. 해방과 함께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바뀐 것이다. 또한 <카피탈 카페의 알베르>와 <친독 민병대원 테르>에서는 나치 패망 직후 해방을 맞은 당시 프랑스의 분위기를 레지스탕스 대원들의 관점에서 보여 주기도 한다.
<꺾어진 쐐기풀>은 조용한 파리 외곽에서 점심을 먹는 한 노동자와 이방인, 한 아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단편의 서문에서 뒤라스는 이 글은 허구이며, 계급투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이 공산당에 가입한 시기에 집필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말끔하고 고급스러운 차림새의 이방인과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된 노동자 뤼시앵의 대화는 쐐기풀을 매개로 이루어지지만, 전쟁과 나치 점령 시대가 끝났음을 암시할 뿐이다. 뒤라스는 서문에서 이방인을 레지스탕스의 감시에서 탈출한 친독 민병대원 테르로 상상할 것을 권유한다.
<파리의 오렐리아>는 전쟁의 포격 속에서 오렐리아를 죽음에서 지키려는 아주머니와 천진난만한 어린 오렐리아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묘사된 단편이다. 이 단편은 연극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나치 정권에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게슈타포에게 끌려가게 된 부부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체포되기 직전 알지 못하는 이웃에게 시장을 보러 가야 하니 아이를 잠깐 맡아 달라며 아이를 맡기고는 체포된다. 얼결에 아이를 맡게 된 아주머니는 유대인 아이인 오렐리아를 사랑으로 키우며 보호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부모에 대해 물으며 호기심과 천진난만함을 지닌 오렐리아와 오렐리아를 죽음에서 지키는 것이 삶의 의미가 되어 버린 아주머니의 이야기가 서정적으로 전개된다. 3인칭으로 시작된 소설의 마지막은 허구의 이야기를 쓰는 오렐리아 스타이너의 관점으로 변한다. <파리의 오렐리아>는 ≪고통≫에 실린 다른 단편들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뒤라스 특유의 함축이 특히 잘 드러나는 글이기도 하다.


☑ 책 속으로

죽음과 벌이는 투쟁은 곧 시작되었다. 부드럽게 그리고 세심하고, 민첩하고, 솜씨 좋게 죽음을 다루어야 했다. 죽음은 그를 사방에서 포위했다. 그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통로를 통해 그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건 방법이 아직 있기는 했다. 살에 박힌 가시만큼이지만, 가시만큼이라도 아직 그의 내부에 생명이 남아 있었다. 죽음은 습격했다. 첫날 39.5도. 그리고 40도. 또 41도. 죽음은 헐떡거렸다. 41도. 심장은 바이올린의 줄처럼 진동했다. 계속 41도, 하지만 심장은 뛰었다. 심장이, 심장이 멈추리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계속 41도. 죽음이 심하게 강타하는 소리를 심장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 불가능하다, 심장이 멈출 것이다. 안 돼.
<고통> 중에서 


☑ 지은이  소개

글쓴이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1914년 베트남 남부의 코쉰쉰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본명은 마르그리트 도나디유다. 1932년 프랑스에서 영구 귀국해 소르본느 대학에서 수학, 법학, 정치학을 공부했다. 1943년 마르그리트 뒤라스라는 필명으로 ≪철면피들≫을 출간했다.
후에 프랑스 대통령이 되는 프랑수아 미테랑과 함께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던 뒤라스는 1944년 남편 로베르 앙텔므가 체포되어 강제수용소에 있는 동안 프랑스 공산당에 가입해 전쟁 포로들과 강제 수용자들의 정보를 다루는 신문 ≪리브르≫를 발행했다.
1945년 앙텔므가 귀환하자 그와 함께 ‘우주촌’ 출판사를 설립했으나 다음 해인 1946년 앙텔므와 이혼했다. 1950년 공산당에서 제명된 뒤라스는 1955년부터 알제리 전쟁 반대 운동에 이어 드골 정권에 맞서서 투쟁하며 여러 주간지와 평론지에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다. 1971년에는 작가 시몬느 드 보부아르, 배우인 잔느 모로 등과 함께 낙태 금지법의 철폐 요구에 서명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 뒤라스는 1996년 파리에서 82세로 사망했다. 1976년 단편집 ≪온종일 숲 속에서≫로 장 콕토 상을 수상하고, 1984년 ≪연인≫으로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 옮긴이 소개

유효숙
유효숙은 서울에서 출생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낭시2대학에서 뒤라스 소설 연구로 불문학 석사 학위를, 파리3대학에서 비나베르 연극 연구로 연극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파리3대학에서 베케트 연극 연구로 연극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우석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로베르토 쥬코≫, ≪서쪽 부두≫, ≪펠레아스와 멜리쟝드≫, ≪주눈≫, ≪사막으로의 귀환≫ 등이 있으며, 공역으로 ≪관객의 학교-공연기호학≫이 있다.
≪누보 로망 연구≫, ≪우리 시대의 프랑스 연극≫, ≪한국 연극과 기호학≫ 등을 공동 집필했다.


☑ 목차
I
고통
II
이 글에서 피에르 라비에라는 가명으로 불리는 X씨
카피탈 카페의 알베르
친독 민병대원 테르
꺾어진 쐐기풀
파리의 오렐리아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2년 12월 3일 월요일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

Image



도서명 :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
지은이 : 제라르 드 네르발(Gérard de Nerval)
엮은이 : 이준섭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2년 11월 30일
ISBN : 978-89-6680-621-8 (03860)
12000원 / 사륙판(128*188) / 192쪽



☑ 책 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오랜 시간 그 작품을 연구한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이 책은 원전에서 약 70%를 발췌했습니다.
 

☑ 출판사 책 소개

19세기의 프랑스 작가인 제라르 드 네르발은 ≪동방 여행기≫라는 책을 남겼다. 이 안에는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가 삽화로 들어 있다. 이 작품은 신전 건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명인(名人) 아도니람 사이의 애증을 그리고 있다. 쉽게 말해 고대 이스라엘이 배경으로 ≪성서≫를 좀 읽어 본 독자라면 익숙한 요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이야기는 순수한 작가 자신의 창작물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성서≫ 이야기의 되풀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18세기 유럽의 신비주의와 프리메이슨 사상이 함축되어 있어서, 전통적인 이야기와 시각을 달리하고 있는 부분이 종종 있다. 단적으로, 19세기 낭만주의자들과 보들레르를 비롯한 상징주의 시인들이 선호했던 ‘카인 숭배’ 사상이 그것이다.
제라르 드 네르발은 1841년 정신병 발작을 겪고 요양원에서 퇴원한 후, 1842년 12월부터 만 1년 동안 동방을 여행한다. 이 여행 중 보고 경험한 것들을 1844년 2월부터 ≪라르티스트(L'Artiste)≫지에 발표한다. 이 여행기는 1851년 5월 말 ≪동방 여행기≫(전 2권)라는 표제로 출간된다. 광증의 발작 상태에서도 동방을 꿈꾼 그의 정신적 여정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책 속으로

**≪시바의 여왕과 정령들의 왕자 솔로몬 이야기≫ 124, 126쪽
 
발키스는 더할 수 없을 만큼 차분했다. 아도니람을 언뜻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정력적이고 위압적이며 오만한 이 사내는 창백해지고 공손해지며 힘이 빠져서 입술에 죽음의 그림자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녀는 의기양양하고 감동과 행복에 젖어 몸을 떨면서, 이 세상이 그녀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 같았다. 처녀 여왕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오호라! 나 역시 사랑을 해 본 적이 없었구나.”
 
“내 선조들의 성스러운 망령들이여! 오, 두발가인, 나의 아버지! 당신은 나를 속이지 않았군요! 발키스, 빛의 정령, 나의 누이, 나의 신부, 드디어 내가 당신을 찾게 되었군요! 우리가 그 피를 이어받은 불의 정령들의 날개 달린 이 사자(使者)를 통솔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지상에서 오직 당신과 나뿐입니다.”
 

☑ 지은이 소개

1808년 5월 22일 파리에서 태어난 제라르 드 네르발은 1855년 2월 26일 새벽 파리의 으슥한 골목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죽은 후 오래지 않아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20세기 초가 되자 그의 작품 속에서 놀라운 것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에는 18세기 유럽의 내면을 흐르던 온갖 기원의 신비주의가 있고, 괴테의 ≪파우스트≫와 실러의 ≪군도≫, 호프만의 ≪악마의 정수≫,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하이네의 ≪아타 트롤≫과 같은 독일의 낭만주의가 배어 있으며, 보들레르와 파르나스 시파와 상징주의의 싹이 있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축소판이 있었다.
그는 평소 광증에 시달리는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쳤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문학가로서가 아니라 비극의 주인공으로 알고 있었다. 예를 들면 <판도라>나 <오렐리아> 같은 작품은 이해할 수 없는 광증의 발로라고 보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상당 부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잘못 판단되었다.
20세기에 와서 그는 새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들이 무논리적으로 쓰인 바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1920년대부터 간헐적으로 네르발에 관한 연구가 있었고, 1960∼1970년대에는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프랑스 사람들은 네르발을 ‘가장 프랑스적인 서정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고 있다.
 

☑ 엮은이 소개

이준섭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프랑스로 건너갔다. 파리4대학에서 프랑스 낭만주의와 제라르 드 네르발 연구로 문학석사 및 박사학위(1980년)를 취득했다. 1981년부터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7년에 정년퇴임한 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2002년에는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프랑스 문학사(I)≫(세손출판사, 1993), ≪제라르 드 네르발의 삶과 죽음의 강박관념≫(고려대출판부, 1994), ≪프랑스 문학사(II)≫(세손출판사, 2002), ≪고대신화와 프랑스문학≫(고려대출판부, 2004) ≪프랑스 문학과 신비주의 세계≫(고려대출판부, 2005) 등이 있고, 역서로는 ≪불의 딸들≫(아르테, 2007), ≪실비/ 산책과 추억≫(지만지, 2008) 등이 있다.
 

☑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1. 아도니람
2. 발키스
3. 신전
4. 밀로 궁
5. 놋바다
6. 유령의 출현
7. 지하 세계
8. 실로에 빨래터
9. 세 명의 장색
10. 회견
11. 왕의 만찬
12. 막베낙
 
옮긴이에 대해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마의 늪(La mare au diable)


Image


마의 늪(La mare au diable)
조르주 상드(George Sand) 지음 / 이재희 옮김
분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2년 10월 25일
ISBN : 978-89-6680-543-3 02860
18000원 / A5 무선제본 / 212쪽


☑ 출판사 책 소개

조르주 상드의 방대한 전 작품(180편)중에서 소설은 90여 편 되는데, ≪마의 늪≫은 그녀의 작품 연대기 중 제3기에 속하는 것으로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읽혀진 작품이다. 상드의 일련의 전원소설들은 그녀가 소녀 시절에 호흡한 전원의 공기를 그리워하며 추상하면서 쓴 것으로 ≪잔≫(1844), ≪마의 늪≫(1846), ≪소녀 파데트≫(1846~1849), ≪사생아 프랑수아≫(1849), ≪피리 부는 사람들≫(1853)이 있다. 그 중에서 상드의 천분이 가장 잘 발휘된 작품이 바로 겨우 나흘 만에 완성했다는 ≪마의 늪≫이다.

상드는 원래 앞에 언급한 전원소설을 연작으로 ≪삼굿장이의 야화≫라는 제목을 붙일 계획이었으나 실현되지 않았으며, 그녀의 민주사상은 고향 농민에 대한 공감으로 승화되었는데, 작품 속에서 인물의 미묘한 심리의 움직임, 단순한 줄거리, 뛰어난 풍경 묘사에 대한 그녀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우직한 농부 제르맹과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새침떼기 마리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의 늪≫은 상드가 1844년의 어느 날 홀바인의 명화 <죽음의 무도>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고향인 노앙의 들길을 산책하고 있을 때, 제르맹이라는 젊은 농부의 건강미 넘쳐흐르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 모습이 홀바인의 그림과 좋은 대조를 이룬 것에서 모티브를 얻어 집필한 작품이다.


☑ 책 속으로

Tout à coup elle se retourna; elle était tout en larmes et le regardait d'un air de reproche. Le pauvre laboureur crut que c'était le dernier coup, et, sans attendre son arrêt, il se leva pour partir, mais la jeune fille l'arrêta en l'entourant de ses deux bras, et, cachant sa tête dans son sein:

"Ah! Germain, lui dit-elle en sanglotant, vous n'avez donc pas deviné que je vous aime?"

갑자기 마리는 몸을 돌렸다. 그녀의 얼굴은 온통 눈물에 젖어 있었고, 원망스런 눈빛으로 제르맹을 쳐다보았다. 가엾은 농부는 이젠 끝장이로구나 생각하고 그녀의 결정을 기다리지도 않고 떠나기 위해 일어섰다. 그러나 그녀가 두 팔로 그를 멈춰 세우곤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제르맹 씨, 당신은 그래,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짐작하지도 못하셨나요?”


☑ 지은이 소개

조르주 상드(George Sand, 1804~1876)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아버지는 폴란드 왕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귀족적인 가문 출신이고, 어머니는 파리 세느 강변의 새장수의 딸로 가난한 서민 출신이다. 일찍 아버지를 여윈 상드는 프랑스 중부의 시골 마을 노앙에 있는 할머니의 정원에서 루소를 좋아하는 고독한 소녀 시절을 보냈다. 18세 때 뒤드방 남작과 결혼했으나 순탄치 못한 생활 속에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문필 생활을 시작하여 <피가로>지에 짧은 글들을 기고하며 남장 차림의 여인으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다. 이때 여러 문인, 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었는데, 특히 6살 연하인 시인 뮈세와 음악가 쇼팽과의 모성애적인 연애 사건은 그 당시 상당한 스캔들을 일으켰다. 또한 화가 들라크루아, 소설가 플로메르와의 우정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상드는 이처럼 72년의 생애동안 우정과 사랑을 나눈 사람들이 이천 명이 넘는 신비와 전설의 여인이었으며 ‘정열의 화신’이었고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사랑의 여신’이었다.

남녀평등과 여성에 대한 사회 인습에 항의하여 여성의 자유로운 정열의 권리를 주장한 처녀작으로 ≪앵디아나≫(1832)를 발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계열의 작품으로 ≪발랑틴≫(1832), 90여 편의 소설 중에서 대표작인 자서전적 애정소설 ≪렐리아≫(1833)와 ≪자크≫(1834), ≪앙드레≫(1835), ≪한 여행자의 편지≫(1834∼36), ≪시몽≫(1836), ≪모프라≫(1837), ≪위스코크≫(1838)등 연이어 나온 소설들도 호평을 받았다.

다음으로 장 레이노, 미셸 드 부르주, 라므네, 피에르 르루 등과 교제하여 그 영향으로 인도주의적이며 사회주의적인 소설을 썼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 ≪프랑스 여행의 동료≫(1841), ≪오라스≫(1841∼42), ≪앙지보의 방앗간 주인≫(1845), ≪앙투완 씨의 죄≫(1845), 대표작이며 대하소설인 ≪콩쉬엘로≫(1842∼43), ≪뤼돌스타드 백작 부인≫(1843∼44), ≪스피리디옹≫(1838∼39), ≪칠현금≫(1839), ≪테베리노≫(1845) 등이 있다.

상드는 다시 1844년 ≪잔느≫를 필두로 해서 일련의 전원 소설들을 발표했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전원소설 ≪마의 늪≫(1846), ≪소녀 파데트≫(1848∼49), ≪사생아 프랑수아≫(1849), ≪피리부는 사람들≫(1853) 등이 있다.

노년에는 방대한 자서전인 ≪내 생애의 이야기≫(1847∼55), 손녀들을 위한 동화 ≪할머니이야기≫를 쓰면서 초기의 연애 모험소설로 돌아가 ≪부아도레의 미남자들≫(1857∼58)과 ≪발메르 후작≫(1860), ≪검은 도시≫(1861), ≪타마리스≫(1862), ≪캥티니양≫(1863), ≪마지막 사랑≫(1866), ≪나농≫(1872)등을 발표했으며 25편의 희곡과 시, 평론, 수필, 일기, 비망록, 기행문, 서문, 기사 등 180여 편에 달하는 많은 글을 남겼다.

특히, 그녀가 남긴 편지들은 파리의 클라식 가르니에 출판사에서 조르주 뤼뱅이 26권으로 편집 완성한 방대하고 기념비적인 서간집으로 세계 문학사에서 서간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있다.

그 동안 교환 서간집으로는 ≪상드와 플로베르≫(1904), ≪상드와 뮈세≫(1904), ≪상드와 아그리콜 페르디기에≫, ≪상드와 피에르 르루≫, ≪상드와 생트 봐브≫, ≪상드와 마리 도르발≫, ≪상드와 폴린 비아르도≫등이 간행되었다.


☑ 옮긴이 소개

이재희

한국외대 불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조르주 상드 연구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드 문학 현장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노앙에서 개최된 상드와 쇼팽 애호가 모임이나 상드 국제회의에 여러 번 참가했으며, 뉴욕 상드협회 ≪상드 연구≫지 국제 편집인이었고, 프랑스 에시롤, 노앙 상드협회 회원이었다. 현재 파리의 상드협회 회원이며 한국외대 명예교수다.

저서로는 자서전 연구서 ≪조르주 상드, 문학 상상력과 정원≫, 주제 연구서 ≪상드 연구 1, 2, 3≫이 있고, 상드 번역서로는 ≪편지 1, 2, 3, 4, 5, 6≫, 자전적 애정소설 ≪렐리아≫, 전원소설 ≪소녀 파데트≫·≪사생아 프랑수아≫, 동화 ≪픽토르뒤 성≫, ≪용기의 날개≫, ≪말하는 떡갈나무 /신성한 꽃≫,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쇼팽과 상드≫, ≪상드 전기≫, ≪상드 문학 앨범≫ 등이 있다.


☑ 목차

지은이 서문

1. 저자가 독자에게

2. 밭갈이

3. 모리스 영감님

4. 유능한 농부 제르맹

5. 기예트

6. 꼬마 피에르

7. 광야에서

8. 큰 떡갈나무 아래서

9. 저녁기도

10. 추위를 무릅쓰고

11. 노천(露天)에서

12. 마을의 멋쟁이

13. 주인

14. 노파

15. 귀가

16. 모리스 부인

17. 사랑스러운 마리

부록

1. 시골 결혼식

2. 색 리본

3. 결혼식

4. 양배추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2012년 10월 24일 수요일

성 앙투안의 유혹(La Tentation de saint Antoine)


Image



성 앙투안의 유혹(La Tentation de saint Antoine)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지음 / 김계선 옮김
분 야 : 프랑스 소설
출간일 : 2012년 10월 25일
ISBN : 978-89-6680-563-1 02860
18,000원 / A5 무선제본 / 338쪽


☑ 책 소개

플로베르가 1845년 이탈리아의 제노바에서 피터르 브뤼헐의 그림 <성 앙투안의 유혹>을 보고 강렬한 미적 충격을 경험하고 쓴 작품으로, 혼자 수도하는 성자가 하룻밤 동안 겪는 유혹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작가 생전에 유일하게 출판되었던 1874년의 결정본을 펴낸 것이다. 이 판본은 1849년의 글에 비해 상당히 압축되었을 뿐 아니라 작가의 지적 도정과 사상적 변모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따라서 플로베르의 색채가 뚜렷하다.


☑ 출판사 책 소개

≪성 앙투안의 유혹≫은 3세기 이집트의 중부에서 태어난 기독교 성자 앙투안(안토니우스)의 생애를 바탕으로 했다. 당시 이집트의 사막지대에서는 외부 세계와 단절한 채 기도와 명상에 전념하는 ‘수도원주의’라는 새로운 신앙 방식이 생겨났다. 앙투안은 이 기독교 수도원 제도의 창시자다. 그는 구원을 얻기 위해 도시를 떠나 아무도 없는 사막으로 들어가 홀로 기도하고 명상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데 늘 같은 일만 되풀이되는 외롭고 단조로운 일상에 권태를 느끼면서 위험에 노출되기 시작한다. 하루하루 고독을 견디기가 쉽지 않은 데다 틈만 나면 옛 기억들이 들끓고 갖가지 망념이 그를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사막은 밤이면 온갖 것들로 가득 채워지는 환상의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성 앙투안의 유혹≫은 혼자 수도하는 성자가 하룻밤 동안 겪는 유혹에 관한 이야기다. 어느 날 밤 그가 성경을 읽다가 망상이 시작되고 여자, 금은보화, 진수성찬이 눈앞에 떠오르면서 환각에 빠져들게 된다. 밤이 깊어 갈수록 환상은 더욱 심해져 과거에 그와 종교적으로 대립했던 인물들, 괴기스러운 형상들, 지금껏 지상에 존재했던 수많은 신 등이 느닷없이 그 앞에 나타난다. 이 헛것들은 서로 아무 인과관계 없이 나타나서는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한바탕 장광설을 늘어놓거나 앙투안과 대화를 하고 나서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눈앞에 떠오르는 여자, 재물, 옛일들은 앙투안이 세상과 절연하고 사막으로 들어가면서 버린 것들이다. 아니, 버렸으나 버리지 못한 것들이다. 그것들이 그의 내면으로 들어가 숨어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가 보는 헛것들은 그의 내면에 억압되어 있는 온갖 욕망의 형태들이다. 그는 모든 욕망을 떨쳐 버리고 세상을 떠나 홀로 수행에 힘쓰고 있지만 사막에서의 한결같은 나날은 오히려 그의 욕망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앙투안의 욕망은 또한 플로베르의 그것이기도 하다. 플로베르는 병으로 인해 모든 욕망을 포기하고 시골로 들어가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게 되는데, 재기 넘치는 청년에게 이것이 쉬운 일이었을까? 브뤼헐의 그림에서 성자를 괴롭히는 이상야릇한 괴물들을 보았을 때 그는 어쩔 수 없이 포기해 버린 자신의 욕망의 모습을 보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토록 강렬하게, 그토록 오랫동안 성자의 이야기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성 앙투안의 유혹≫은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기독교의 성자전에 따르면 앙투안은 잠시 흔들렸으나 결국 유혹을 극복한다. 하지만 플로베르의 성자는 이와 다르다. 플로베르의 앙투안은 육체적․물질적인 유혹은 물리치지만 다른 것, 특히 지식의 유혹에는 몇 번이나 굴복한다. 그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이는 신과의 합일이나 구원의 가능성 때문이 아니라, 6장에서처럼 악마의 등에 올라 하늘을 날 때다. 그는 무한한 공간을 날며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우주의 장관을 보고 감격한다. 또한 7장에서처럼 생명체의 탄생을 지켜보면서 자신이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세상의 일부임을 깨닫고 열광한다. 마지막에 물질과 하나가 되고 싶다고 외치는 앙투안은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했고, 모든 것이 되고 싶어 했던 작가와 다름이 없다. 그러므로 이집트 사막에서 홀로 수행하고 있는 성자 앙투안은 바로 크루아세에 칩거한 채 오로지 문학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플로베르다.

≪성 앙투안의 유혹≫은 앙투안의 독백, 등장인물들과의 대화 혹은 그들의 대사, 방백과 지문 등으로 구성되어 언뜻 희곡처럼 보인다.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플로베르는 극으로 쓸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곡으로 보기에는 모호한 점들이 있고, 작가 또한 상연을 목적으로 글을 쓰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환상극 형식을 취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 신비주의를 비롯해 기독교 여명기의 여러 이단, 고대의 종교들, 과거의 우상들이 성자의 유혹자로 등장하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플로베르는 엄청난 독서를 했고,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가 읽은 수많은 책과 자료가 소설 속으로 녹아 들어가 있어 이 작품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게다가 앙투안 자신도 꿈인지 생시인지 잘 분간하지 못할 만큼 현실과 환상이 경계 없이 뒤섞여 읽기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상력의 가면무도회”라고 할 만큼 자유분방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소설을 읽고 나면 플로베르를 사실주의 작가라고 규정하기 어렵게 된다.

플로베르는 친구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성 앙투안의 유혹≫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1856년에 한 번 개작했고, 그리고 다시 한 번 고쳐 쓴 것을 1874년 출판했다. 최초의 구상에서 30년이 흘렀으니 가히 “필생의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 책 속으로

오, 행복해라! 행복해! 나는 생명이 태어나는 걸 보았다. 움직임이 시작되는 걸 보았어. 내 혈관의 피가 어찌나 세게 뛰는지 끊어질 지경이다. 나는 날고 싶고, 헤엄치고 싶고, 짖고 싶고, 울고 싶고, 울부짖고 싶다. 나는 날개와 갑각과 껍질을 갖고 싶어. 연기를 내뿜고 긴 코를 갖고 내 몸을 휘게 하고 사방으로 나를 분산시켜 모든 것이 되고 싶다. 향기와 함께 나를 발산하고, 식물처럼 자라고, 물처럼 흐르고, 소리처럼 진동하고, 빛처럼 반짝이고, 모든 형태에 웅크리고, 각각의 원자 속으로 들어가 물질의 근원에 닿고 싶다—물질이 되고 싶다!
-<7장> 중에서


☑ 엮은이 소개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1821∼1880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19세기 프랑스의 소설가다. 37세에 처음으로 출판한 ≪마담 보바리(Madame Bovary)≫(1857)로 하루아침에 유명해졌지만 그전에 오랜 습작 시기를 거쳤다. 그는 일찍부터 문학에 관심을 갖고 작가가 되려 했으나 의사였던 부친의 반대로 법대에 진학했다. 얼마 후 신경 발작을 일으킨 것을 계기로 적성에 맞지 않던 학업을 중단하고 글쓰기에 전념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오직 글쓰기와 독서가 전부인 변함없는 생활을 평생 지속했다. 당대의 지방 부르주아 풍속을 꼼꼼하게 그린 ≪마담 보바리≫로 소설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소설에서 ‘무엇’을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심함으로써 소설의 형식, 언어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플로베르가 자신의 생각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표현을 찾는 데 골몰하게 되면서 글쓰기는 ‘고행’으로 변했다. 젊은 시절의 글이 열정과 본능적 움직임에 따라 빠르게 쓰였다면 ≪마담 보바리≫ 이후의 글은 언어와 사고의 조화를 추구하느라 느리고 어렵게 진척되었다. 그 결과 그에게 한 권의 소설은 오랜 시간에 걸친 언어와의 치열한 싸움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가 평생 성실한 작가로 살았는데도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주요 작품으로 ≪살람보(Salammbô)≫(1862), ≪감정 교육(L’Education sentimentale)≫(1869), ≪성 앙투안의 유혹(La Tentation de saint Antoine)≫(1874), ≪세 단편(Trois Contes)≫(1877), 그리고 미완의 마지막 소설 ≪부바르와 페퀴셰(Bouvard et Pécuchet)≫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김계선

김계선은 숙명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프랑스 파리4대학에서 플로베르를 연구해 <플로베르와 공간>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 앙투안의 유혹, 혹은 글쓰기의 유혹>을 비롯해 플로베르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프랑스 문화≫(공저)가 있고, 역서로 ≪부바르와 페퀴셰≫, ≪살람보≫가 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초빙교수다.


☑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