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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4일 월요일

그녀의 이름은 나비(她名叫蝴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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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그녀의 이름은 나비(她名叫蝴蝶)
지은이 : 스수칭(施叔靑)
옮긴이 : 김혜준
분야 : 홍콩 소설
출간일 : 2014년 11월 21일
ISBN : 979-11-304-5946-2 03820 
가격 : 28,000원
규격 : 사륙판(128*188)     제본 : 무선     쪽 : 402쪽



☑ 책 소개

스수칭의 ‘홍콩 3부작’ 가운데 제1부인 작품으로, ‘홍콩 3부작’은 ≪아주주간≫ 선정 100대 중문 소설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신매매꾼에게 납치되어 홍콩에 온 웡딱완이라는 창부와 동양에 대한 환상으로 홍콩에 온 위생국 대리 국장 아담 스미스의 이야기를 그렸다.


☑ 출판사 책 소개

스수칭은 ‘홍콩 3부작’에서 웡딱완이라는 여성과 그녀 일가의 삶을 통해서 중국권 최초로 홍콩의 역사를 총괄적으로 서사 내지 재현하고자 한다. 과거 한 개인이나 그 가족의 삶을 통해서 어떤 국가나 집단의 역사를 보여 주었던 소설은 적지 않다. 그런데 ‘홍콩 3부작’은 이 양자의 결합 방식 면에서 특별한 점들이 있다. 첫째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 속에 인물의 삶을 전개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인물의 삶 속에 역사적 사실을 삽입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홍콩의 역사 자체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는 3부작의 각 권이 상대적으로 독립되어 있기도 하지만 특히 각 권이 다루고 있는 시간적인 면에서 상당히 편차가 크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런 점들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텐데 다음 부분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홍콩 3부작’의 제1부인 ≪그녀의 이름은 나비≫는 인신매매꾼에게 납치되어 홍콩에 온 웡딱완이라는 어린 창부와 동양에 대한 환상을 좇아 자원해서 홍콩에 온 애덤 스미스라는 영국 젊은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 흑사병이 창궐했던 1894년을 전후한 4년간을 다루고 있다. 제2부인 ≪온 산에 가득 핀 자형화≫는 웡딱완과 그녀의 새로운 운명적 남자인 괏아빙이라는 홍콩 출신 화인 통역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및 웡딱완이 전당포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해 가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 싼까이 지역이 조차된 1898년을 전후한 14년간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3부인 ≪적막한 저택≫은 새로 이주해 온 화자 ‘나’와 웡딱완의 증손녀인 웡딥뇡의 교류를 중심축으로 해 웡딱완과 숀 쉴러 사이의 이야기 및 웡씨 집안의 은원과 애증을 추적해 서술하면서, 홍콩의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1970년대 말의 시점에서 20세기 초중반의 전 시기를 다루고 있다.
3부작의 각 권이 이런 식으로 전개된 것은 사실 작가의 주도면밀한 계획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제1부인 ≪그녀의 이름은 나비≫가 겨우 4년의 기간을 다루게 된 것은, 제2부의 서문에서 스수칭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작가가 웡딱완과 애덤 스미스에게 지나치게 몰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서는 독자들이 작품을 읽어 본다면 충분히 느끼게 될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단순히 인물들 간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을 결합하는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사전에 그 시대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충분히 섭렵해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설 속에 적절히 삽입한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그 시대의 경관과 느낌까지 재현하기 위해서 인물의 의상과 장신구, 건물의 외양과 실내의 장식, 거리의 풍경과 사회적 풍습까지 모든 것을 세세하고 실감 나게 묘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치 아주 잘 만들어진 세트에서 촬영된 영화 장면들처럼 그 시절의 홍콩이 시시각각으로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아무래도 스토리의 속도감 있는 전개는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인물들의 행위 또는 홍콩의 역사가 이 소설의 핵심이라기보다는 오히려 100년 전 홍콩 사회의 모습과 분위기가 중심인 것 같은 인상을 줄 정도다.

≪그녀의 이름은 나비≫가 독자에게 이런 인상을 주는 것은 당연히 작가가 대량으로 당시 홍콩의 면면을 다채롭고 실감 나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이는 작가의 기법적인 측면과도 관련이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의도적으로 사자성어나 고대 시구를 포함해서 고풍스러운 어휘나 표현을 다량으로 구사하는가 하면, 만연체의 문장을 사용하면서 정지된 시점의 장면을 길게 묘사하기도 하고, 동일한 사건과 문구를 여러 차례 반복 사용함으로써 특정 이미지를 거듭해서 떠올리게 하면서 마치 누렇게 퇴색한 사진을 들여다볼 때처럼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웡딱완이 한때 사모했던 꾱합완의 행방에 관한 이야기에서 보듯이 옛날 구전 설화와 유사한 방식을 작품 곳곳에서 사용한다. 또한 각 인물들은 일부 어설픈 다른 작가의 소설과는 달리 현대인인 작가의 대리인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에 실제로 그러했을 법하게 각자의 출신 배경과 신분에 걸맞은 언행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해서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 흡사 자신이 역사의 한 부분 속에 들어가서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소설의 관점이나 사상이 낙후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무엇보다도 스수칭은 이 작품에서 페미니즘과 포스트식민주의의 관점 및 그와 관련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두어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다. 여주인공 웡딱완은 병든 아버지에게 효성스러운 딸이자 갓 태어난 남동생을 아끼는 누나로, 인신매매꾼에게 납치되어 와 창부로 생활하면서도 의지할 수 있는 남자를 찾아 평생을 바치려는 ‘착한’ 여자다. 그런데 그녀는 사실 자기 자신도 남성의 지배를 받는 처지에 있으면서 같은 여성인 가정부 아무이를 그렇게도 모질게 괴롭히고 의심하고 경계한다. 이런 행동은 봉건적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그 시대 여성의 모습 그대로다. 그런데 작품을 계속 읽어 나가다 보면 독자들은 점차 웡딱완과 아무이 두 사람 모두에게 답답한 심정을 느끼게 되는 것을 넘어서서 그녀들을 그렇게 만든 남성 중심주의적 사회의 억압에 대해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아마도 애덤 스미스에 대해서도 유사한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흑사병이라는 죽음의 위협과 고립무원이라는 절망적 고독 중에 정신적 피난처로서 웡딱완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이 지나가자 그가 지닌 사상과 감정 체계로 인해 결국은 웡딱완을 동양 및 여성에 대한 그의 환상과 편견을 실현하는 대상, 정복의 대상, 경멸의 대상으로 간주하게 된다. 아마도 독자들은 한편으로는 애덤 스미스가 사랑과 지위, 육욕과 도덕,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뇌하고 있는 그를 동정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인종적·성적 차별 관념, 남성 식민 지배자의 이중적 행동, 동양에 대한 왜곡된 상상과 배제 등을 보면서 차츰 남성 중심주의와 오리엔탈리즘의 폐해에 대한 정서적인 체험과 이성적인 인식을 하게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나른한 자태의 여체가 촛불 아래에서 불그레한 빛을 발산하면서 비스듬히 누운 채 다루어 주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이 여체는 가녀린 몸매에 보들보들해서 그가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었다. 스미스는 이 여체의 주인이었고, 웡딱완은 그가 그녀의 몸에 올라탄 바다사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다사자가 손에 쥐고 품에 안은, 이 성애에 능하고 연약하며 섬세하면서 가난한 여인. 나비, 나의 노랑나비. 그는 그녀의 두 발을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그녀의 통치자였고, 그녀는 그 아래에서 기꺼이 그가 다루는 대로 내맡겼다.
이건 사랑이 아니야. 스미스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건 정복이야.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그는 흡사 뼈가 없는 것처럼 부드러운 이 여체를 곡마단의 묘기처럼 허리를 뒤로 꺾어 얼굴을 바닥에 대고 몸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그가 마치 장난감 다루듯이 맷돌질을 하게끔 만들 수도 있었다. 그녀 역시 흡사 한 마리 유연한 뱀처럼 스미스의 목을 휘어 감고 그를 미혹시키면서 그가 또 한 차례 흥분하게끔 만들 수 있었다. 남당관의 이 전직 창부는 정욕의 화신이었고, 싱합퐁의 구식 건물은 그의 후궁이었다. 스미스는 자기 마음속의 동양에 맞추어 이곳을 꾸몄다. 비단 홍등, 비룡 조각, 대나무 의자, 다리 긴 탁자, 자기 꽃병, 흰 비단 적삼과 검은 비단 바지의 순더 출신 가정부로 이루어진 중국이었다. 그의 여인은 넓은 소맷자락의 적삼을 입은 채 살포시 두 눈을 내리깔고 땅바닥에 엎드려서 원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었다.
이 후궁은 정기 기항지였다. 스미스는 언제나 이곳을 향해 항해해 남당관의 전직 창부가 그를 또 다른 하나의 세계로 데려가 숨도록 했다.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스물두 살의 그의 생명은 외부 세계의 무거움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제2장 그녀의 이름은 나비> 중에서


☑ 지은이 소개

스수칭(施叔靑, 1945~ )은 타이완 서부의 조그만 항구인 루강(鹿港) 출신으로, 비교적 성공한 사업가 집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스수칭(施叔卿)이며 학자이자 평론가인 스수(施淑, 본명은 施淑女) 및 소설가인 리앙(李昻, 본명은 施淑端)과는 자매간이다. 고교 시절인 1961년에 <도마뱀붙이(壁虎)>로 등단했으며, 타이베이의 단장대학(淡江大學) 불문과를 졸업하고 1970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72년에 뉴욕시립대학(CUNY, Hunter College)에서 연극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타이완 귀국 후에는 정즈대학(政治大學)과 단장대학 등에서 강의 및 창작을 병행했다. 1978년에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이주해서 1994년까지 16년간 체재했으며, 이 기간에 홍콩예술센터에서 근무하는 한편으로 창작에 전념해 대표작인 ‘홍콩 3부작’을 비롯해서 많은 작품을 출간했다. 그 뒤 다시 타이완으로 돌아가 둥화대학(東華大學)에서 방문 작가로 있다가 2000년 말에 뉴욕으로 영구 이주했다.
스수칭은 이처럼 시차를 두고 국가와 지역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주를 거듭했다. 그녀의 이와 같은 풍부한 생활 경험, 다양한 문화 체험, 복합적인 사고 관념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창작에 반영되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작품에는 주제·소재·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시대적·환경적·사상적·정서적 변화가 그대로 담겨 있다. 하버드 대학의 왕더웨이 교수에 따르면, 그녀는 창작 초기에 처녀작 <도마뱀붙이>를 위시해서 <능지의 억압(淩遲的抑束)>, <거꾸로 놓인 하늘 사다리(倒放的天梯)>, <욥의 후예(約伯的末裔)>, <불모의 나날들(那些不毛的日子)> 등 그로테스크를 과장한 모더니즘적 작품을 주로 썼으며, 그 외에도 <동요하는 사람(擺盪的人)>, <연못의 물고기(池魚)>, <안치컹(安崎坑)> 등 비판적 의미를 가진 사실적 작품에서부터 향수를 담고 있는 중편 ≪워낭 소리 울리고(牛鈴聲響)≫(1975)와 같은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다가 미국 유학 이후에는 <창만이의 하루(常滿姨的一日)>를 비롯해서 이국적인 시각까지 갖춘 작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홍콩에 체재한 이후 스수칭의 창작 스타일은 크게 변해 과거와는 달리 오히려 갈수록 리얼리즘에 가까워졌다. 홍콩 체재 초중반에 창작했던 <수지의 슬픔(愫細怨)>, <사랑 떠보기(情探)>, <황혼의 별(黃昏星)>을 비롯한 ‘홍콩 이야기’ 시리즈도 그러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창작 생애에서 최고봉을 이룬 ≪그녀의 이름은 나비(他名叫蝴蝶)≫(1993), ≪온 산에 가득 핀 자형화(遍山洋紫荊)≫(1995), ≪적막한 저택(寂寞雲園)≫(1997)의 세 권으로 이루어진 대하소설 ‘홍콩 3부작’과 장편소설 ≪빅토리아 클럽(維多利亞俱樂部)≫(1993)은 이런 경향을 더더욱 명확하게 보여 주었다. 아마도 스수칭의 이러한 변화는 홍콩의 특수한 상황과 그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 어우러져서 일어난 일로 생각된다. 사실 홍콩은 150년 이상 동방 문화와 서방 문화가 서로 뒤섞이고, 50년 이상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직간접적으로 경쟁했으며, 상업적이고 도시적인 사회 환경과 전통적인 사고방식 및 생활 습관이 혼재하는 가운데 중국 각지는 물론이고 전 세계 각처에서 유입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복잡하고 복합적인 대도시다. 이런 홍콩에서, 미국 유학 경험이 있는 타이완 출신 여성 작가로서 홍콩 사회 상층부와 접촉이 많았던 스수칭에게는 아마도 부지불식간에 홍콩이라는 이 수수께끼 같은 도시 홍콩의 전모를 파악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겨났을 것이다.
홍콩을 떠난 이후 스수칭은 그 연장선상에서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자기 정체성의 뿌리인 타이완에 대한 탐구를 시도했다. 먼저 장편 ≪살짝 취한 듯 보이는 화장술(微醺彩妝)≫(2002)에서 와인 유행을 배경으로 해 타이완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보여 주었다. 그 뒤 다시 철저한 자료 준비를 거쳐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강인하게 살아 나가는 타이완 사람들을 그녀 자신이 그중 일원임을 의식하며 그려 낸 ‘타이완 삼부작’―≪뤄진을 걸으며(行過洛津)≫(2003), ≪바람 앞의 먼지(風前塵埃)≫(2008), ≪삼대(三世人)≫(2011)를 내놓았다. 스수칭의 장편소설은 앞에서 언급한 것 외에 ≪유리 기와(琉璃瓦)≫(1976)가 있으며, 중단편소설집으로는 ≪욥의 후예≫(1969), ≪그 시절 그 사람(拾掇那些日子)≫(1971), ≪창만이의 하루≫(1976), ≪거꾸로 놓인 하늘 사다리≫(1983), ≪수지의 슬픔≫(1984), ≪‘완벽한’ 남편(完美丈夫)≫(1985), ≪하룻밤 놀이(一夜遊)≫(1985), ≪사랑 떠보기≫(1986), ≪틈새에서(夾縫之間)≫(1986), ≪불모의 나날들≫(1988), ≪하찮은 운명의 사람(韭菜命的人)≫(1988), ≪스수칭집(施叔青集)≫(1993) 등이 있다. 스수칭은 또 ≪서양인이 보는 중국 전통극(西方人看中國戲劇)≫(1976) 등 10여 권에 이르는 평론과 수필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 옮긴이 소개

김혜준은 고려대학교 중문과에서 중국 현대문학을 전공하고 <중국 현대문학의 ‘민족 형식 논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그동안 홍콩 중문대학, 중국 사회과학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샌디에이고캠퍼스 등에서 연구생 또는 방문 학자 신분으로 연구를 했다.
구체적 학문 분야로는 중국 현대문학사, 중국 신시기 산문, 중국 현대 페미니즘 문학, 홍콩 문학, 화인 화문 문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독 또는 공동으로 ≪중국 현대문학 발전사≫(1991), ≪중국 당대문학사≫(1994), ≪중국 현대산문사≫(1993), ≪중국 현대산문론 1949∼1996≫(2000), ≪중국의 여성주의 문학비평≫(2005) 등 관련 이론서를 번역하기도 하고, ≪하늘가 바다끝≫(2002), ≪쿤룬산에 달이 높거든≫(2002), ≪사람을 찾습니다≫(2006), ≪나의 도시≫(2011), ≪뱀 선생≫(2012),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2012) 등 수필 작품과 소설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다. 저서로 ≪중국 현대문학의 ‘민족 형식 논쟁’≫(2000)이 있고, 논문으로 <“나의 도시”(시시)의 공간 중심적 홍콩 상상과 방식>(2013) 외 수십 편이 있다.
개인 홈페이지 ‘김혜준의 중국 현대문학(http://dodami. pusan.ac.kr/)’을 운영하면서, <한글판 중국 현대문학 작품 목록>(2010), <한국의 중국 현대문학 학위 논문 및 이론서 목록>(2010) 등 중국 현대문학 관련 자료 발굴과 소개에도 힘을 쏟아 왔다. 근래에는 부산대학교 현대중국문화연구실(http://cccs.pusan.ac.kr/)을 중심으로 청년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하는 데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번역 역시 그 결과물 중 하나다.


☑ 목차

나의 나비−지은이의 말

제1장 서곡
제2장 그녀의 이름은 나비
제3장 1894년, 홍콩의 영국 여인
제4장 붉은 목면나무 아래에서
제5장 꾱합완에 관한 전설
제6장 청루로 되돌아가다
제7장 둥관의 꿈에서 깨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4년 7월 30일 수요일

검협전(劍俠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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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검협전(劍俠傳)
작 자 : 미상
옮긴이 : 우강식
분야 : 중국 소설
출간일 : 2014년 7월 30일
ISBN : 979-11-304-5736-2 03820
가격 : 18,000원
규격 : 사륙판(128*188) 제본 : 무선 쪽 : 284쪽





☑ 책 소개

≪검협전(劍俠傳)≫은 총 33편의 당송(唐宋) 시기 검협 소설을 모아 엮은 작자 미상의 소설집이다. ≪태평광기(太平廣記)≫, ≪강호이인록(江湖異人錄)≫, ≪원화기(原化記)≫ 등에 전하는 작품들 가운데 고대 문언 검협 소설의 정수만을 담았다. 중국 무협 소설의 효시인 작품이다.
 
 


☑ 출판사 책 소개

당송(唐宋) 시기 전기(傳奇)소설의 정수(精髓)만을 모아 엮은 소설집이다. ≪검협전≫은 ≪전기(傳奇)≫를 비롯한 ≪태평광기(太平廣記)≫, ≪강호이인록(江湖異人錄)≫, ≪원화기(原化記)≫ 등에 전하는 총 33편의 당송 시기 검협(劍俠) 소설을 수록하고 있다.
이 소설집의 저자에 대해서는 줄곧 여러 주장들이 있어 왔다. 일찍이 당(唐)나라 사람 단성식(段成式)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루쉰(魯迅)은 ≪중국소설사략(中國小說史略)≫에서 ≪검협전≫은 명(明)나라 사람들이 단성식의 이름을 빌려 출판한 위작이라 했다. 여가석(余嘉錫)은 ≪사고제요변증(四庫提要辨證)≫에서 작품에 묘사된 시대 배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검협전≫은 당(唐) 대에 편찬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明) 대 왕세정(王世貞)이 당송(唐宋) 시기 검협 관련 소설을 모아 편찬했을 것이라고 했다. ≪검협전≫을 왕세정이 편찬했을 것이라는 여가석의 주장은 오늘날 상당 부분 인정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반론 또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자면, ≪검협전≫의 저자와 편찬 시기는 명확히 고증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분명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전하는 ≪검협전≫의 판본은 각기 한 권짜리와 네 권짜리가 있다. 그 가운데 명(明) 대 오관(吳琯)이 편찬해서 전한 ≪고금일사(古今逸史)≫ 네 권짜리가 가장 널리 유행했다. 청(淸) 대 화가인 임위장(任渭長)은 이 책에 근거해 <삼십삼검객도(三十三劍客圖)>를 만들어 전하기도 했다. 또 현대 무협 소설 작가인 진융(金庸)은 <삼십삼검객도>에 해설을 달기도 했다. 이처럼 ≪검협전≫은 중국 무협 소설 발전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중요한 저술이다. 묘사된 각종 서사와 인물 형상, 그리고 주제 의식 등은 이후 무협 소설 창작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당송 시기의 각종 민간의 풍속과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나아가 ≪검협전≫ 전체 작품의 성격, 당송 시대 서민 사회의 생활상, 근현대 무협 소설에 끼친 영향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후속 논의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무협 소설의 기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물론 육조(六朝) 지괴소설(志怪小說)에서도 간보(干寶)의 ≪수신기(搜神記)≫의 <이기(李寄)>와 도잠(陶潛)의 ≪수신후기(搜神後記)≫의 <비구니(比丘尼)> 등과 같이 협객의 형상을 묘사한 작품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지괴소설(志怪小說)은 엄밀히 말해 서사 구조와 묘사가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 단계다. 그래서 대체로 당(唐) 전기(傳奇)를 시작으로 이야기의 구성과 체제 면에서 비교적 완전한 무협 소설의 형식을 지녔다고 본다. 바로 ≪검협전≫에 수록된 소설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 책 속으로

술잔이 돌자 나그네가 말했다.
“내게 술안주가 조금 있는데, 이랑이 같이 드실 수 있겠소?”
이정이 말했다.
“감히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나그네는 가죽 주머니를 열고 사람 머리 하나와 심장, 간을 꺼냈다. 그러고는 머리는 다시 주머니 속에 집어넣고, 비수로 심장과 간을 썰어서 함께 먹으며 말했다.
“이 사람은 천하의 배신자인데, 10년을 뒤쫓아 따라다니다 이제야 비로소 놈을 잡게 되어서 나의 한도 풀게 되었소.”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이랑의 행동거지와 풍채를 보아하니 진정 장부임이 틀림없소. 그런데 태원에 이인(異人)이 있다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소?”
이랑이 말했다.
“일찍이 한 사람을 알고 있는데, 저는 그가 진인(眞人)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나머지 자들은 그저 장수(將帥)의 자질을 지닌 자들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부여국왕> 중에서
 
 


☑ 옮긴이 소개

우강식
우강식(禹康植)은 경남 거창 출생으로 영남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에서 <진융의 “천룡팔부” 연구(金庸 “天龍八部” 硏究)>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중국 남경대학(南京大學)에서 <진융의 무협 소설과 전통문화 정신(金庸武俠小說與傳統文化情神)>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 경북대, 금오공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전공 분야는 중국 무협 소설과 무협 문화다. 논문으로 <金庸 武俠 小說의 江湖, 그 이상과 충돌>, <문화적 공유점을 통해 본 中國 現代 武俠 小說>, <魯迅의 “鑄劍”과 金庸의 “越女劍” 비교 분석>, <무협 테마를 통한 이종문화(異種文化)의 수용과 발전 고찰―영상 예술을 중심으로>, <중국 고전 시가에 표현된 劍의 형상 고찰>, <“酉陽雜俎” “盜俠篇”의 武俠 敍事에 관한 고찰>, <무협 소설에서 師弟關係의 형성과 師弟倫理가 서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金庸의 무협 소설을 중심으로> 외 다수가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영협시 평석≫이 있다.
 


 
☑ 목차

서(序)
 
지일(之一)
노인화원(老人化猿)
부여국왕(扶餘國王)
가흥승기(嘉興繩技)
거중여자(車中女子)
승협(僧俠)
경서점노인(京西店老人)
난릉노인(蘭陵老人)
 
지이(之二)
노생(盧生)
섭은낭(聶隱娘)
형십삼낭(荊十三娘)
홍선(紅線)
전팽낭(田膨郎)
 
지삼(之三)
곤륜노(崑崙奴
허적(許寂)
정수재(丁秀才)
반장군(潘將軍)
선자사문자(宣慈寺門子)
이귀수(李龜壽
고인처(賈人妻)
규수수(虯鬚叟)
위순미(韋洵美)
이승(李勝)
괴애검술(乖崖劍術)
 
지사(之四)
수주자객(秀州刺客)
장훈처(張訓妻)
반의(潘扆)
홍주서생(洪州書生)
의협(義俠)
임원(任愿)
화월신문(花月新聞)
협부인(俠婦人)
해순취부(解洵娶婦)
곽륜관등(郭倫觀燈)
 
해설
옮긴이에 대해


2014년 3월 24일 월요일

양팔 저울(天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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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양팔 저울(天平)
지은이 : 타오란(陶然)
옮긴이 : 송주란
분야 : 홍콩 소설
출간일 : 2014년 2월 28일
ISBN : 979-11-304-1192-7 03820 
가격 : 18,000원
사륙판(128*188) / 무선 / 370쪽



☑ 책 소개

홍콩 작가 타오란(1943~ )의 중편소설인 <미로를 빠져나오며>, <먼 하늘가 노랫소리에 묻어 있는 눈물>, <양팔 저울> 세 편을 실은 것이다. 타오란은 홍콩을 홍콩 안에서 혹은 중국 대륙과의 관계 속에서 찾고자 한다. 홍콩 사회의 단면을 잘 드러내 주고 있는 홍콩 소설 세 편을 통해 홍콩 문학의 특징을 살펴보고 인문학적 위치에서 홍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출판사 책 소개

타오란은 홍콩의 남래작가(南来作家)로 분류된다. 그는 인도네시아 화교 신분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한 후 홍콩으로 이주해 온 작가다. 그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홍콩은, 홍콩에서 나고 성장한 소위 본토 작가가 바라보는 홍콩과는 다른 그림의 홍콩이다. 예쓰(也斯)는 홍콩의 본토 작가에 속하는, 지명도 높은 작가 중 한 명이다. 예쓰는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이라는 단편소설집을 통해 홍콩의 혼종된 모습을 음식으로 형상화해 보여 주고 있다. 예쓰는 홍콩을 홍콩에서 찾은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홍콩을 사유하고 그리는 방식으로 소설을 구성했다. 이에 비해 타오란은 홍콩을 홍콩 안에서 혹은 중국 대륙과의 관계 속에서 찾고자 했다. 동일한 하나의 홍콩을 작가의 시선과 관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그려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그려진 여러 개의 다른 홍콩을 통해서 우리는 홍콩의 단면이 아닌 하나의 홍콩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타오란은 홍콩을 사유하는 또 다른 길을 열어 준 셈이다.
<미로를 빠져나오며>는 인물의 내면 의식이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인물의 내면세계를 스토리 구성의 근간으로 삼고 있어 전통적인 심리 소설과는 차이를 보인다. 소설의 주인공 지유셍틴의 심리 묘사를 중심으로 그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소설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인칭에서도 1인칭과 3인칭이 혼재되어 있어 주관성과 객관성이 서로 교차하고 있고 심리적인 측면과 현실적인 측면 역시 서로 얽혀 있어 표면적으로 볼 때 소설이 질서가 없어 보이고 복잡해 보이지만 예술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 심미적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지유셍틴과 박렝엥 사이의 사랑 이야기다. 둘은 직장 동료로 박렝엥은 지유셍틴의 조수로 입사한다. 둘은 서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로 발전하고 사장을 맘에 들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뜻밖에도 박렝엥이 회사의 사장이 되면서 둘의 사이에 서서히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작가는 박렝엥을 통해서 홍콩 사회에 팽배해 있는 배금주의 사상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전과 자리 즉, 부와 권력의 획득으로 변화하는 인간성과 사고·지각은 당시 홍콩 사회에 만연해 있던 사회 병폐 현상의 한 단면인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현상을 박렝엥이 변해 가는 태도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먼 하늘가 노랫소리에 묻어 있는 눈물>은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시적인 이미지를 언어로 형상화해 어렴풋하고 모호한 한 인간의 정서를 표출해 냄으로써 인생에 대한 어떤 철학적 사고를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주인공 시우왕셍의 내면 독백을 통해 현실과 허구 사이의 괴리와 모순을 교차시켜 줌으로써 도시인의 불명확하고 모순적인 사랑과 심리 상태를 그려 내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 문학의 현대적인 특징을 잘 포착해 내고 있다. 이 소설 역시 내면 독백과 의식의 흐름을 주선율로 해 스토리를 구성해 가고 있다. 또한 물리적 시간과 심리적 시간의 혼재와 교차를 통해 환상과 현실이 종종 만나는 지점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교차 지점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이미지를 형상화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몽타주 기법 역시 이 소설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의 흐름 수법이나 몽타주 기법을 이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설에서는 긴장감과 유연성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촬영 기자인 시우왕셍은 우연한 기회에 젊고 아름다운 미모의 화가 윤유메이를 만나게 된다. 윤유메이는 비록 미국에 남편이 있고 딸도 있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우왕셍과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다. 1997년이 되기 전에 윤유메이는 미국으로 떠나 버리고 시우왕셍도 평범한 여자 이깜과 결혼을 해 생활하고 있지만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윤유메이를 잊지는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출장을 가기 위해 공항에 가고 비행기가 연착되어 여섯 시간 동안 공항에 갇히게 된다. 그 시간 동안 그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상상과 내면의 독백 그리고 과거로 가는 시간 여행 등이 이 소설의 줄거리라 할 수 있다. 가상의 인물 홍지하의 설정 역시 소설의 긴장감을 더욱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인공이 삶의 현장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인생을 관조하는 철학적 사유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철학적 사유는 시우왕셍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살고 있는 현대 도시인의 삶에 대한 무언의 조언인지도 모른다. 시적인 주제 속에 작가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양팔 저울>은 1997년 홍콩 반환을 앞둔 홍콩 젊은이들의 결혼관을 이민과 연관해 엮어 내고 있어 당시 홍콩인들의 심리 상태와 홍콩의 미래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미로를 빠져나오며>, <먼 하늘가 노랫소리에 묻어 있는 눈물> 역시 1997년 홍콩의 정치적 현안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이들 소설 역시 이러한 물리적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창작된 작품들이고 그러한 시대 배경과 현상들을 소설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시간은 소설의 주선율은 아니었다. 이에 비해 <양팔 저울>은 1997년이라는 특정한 시간을 부각하고 그 위에 젊은이들의 사랑관과 결혼관이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타오란은 심리 묘사에 뛰어나다. 이 소설 역시 내면의 독백인 일기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에서 단락으로 구분된 숫자 0~00까지는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일까? 시작 부분인 0은 훵위시가 웬족옝을 만나는 장면이고 00은 훵위시가 웬족옝을 떠나보내는 마지막 장면이다. 그 사이의 1~12까지의 소단락에서 홀수는 훵위시의 심리를, 그리고 짝수는 웬족옝의 심리를 기술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생각과 심리적 상태를 서술하고 있다. 마치 한 사건에 대한 두 사람 각자의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서술에 대한 전체적인 인칭은 1인칭과 3인칭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작가가 시작을 0으로, 마지막을 00으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아무런 의미도 없을 수 있겠지만 역자가 생각하기에는 주인공 훵위시와 웬족옝의 사랑은 어쩌면 시작도 끝도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싶다.
잡지사에서 편집 일을 맡고 있는 훵위시는 사장의 심부름으로 광고 회사에서 일하는 웬족옝을 알게 되고 차츰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 웬족옝은 부모님이 결혼 상대자로 지목한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사촌 오빠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던 참에, 한때 사랑했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친구의 남편인 궉와이끽의 대타로 훵위시와 교제하고자 한다. 웬족옝은 훵위시를 만나면서도 내면으로는 궉와이끽과 계속 비교하며 갈등을 느낀다. 우여곡절 끝에 웬족옝은 마음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녀에게 가장 좋은 조건은 미국 이민이었다. 비록 마음으로는 훵위시에게 끌렸지만 결국은 조건이 좋은 성공한 사업가이자 훵위시가 소개해 준 린퍽췬과 결혼을 약속한다. 그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당시 홍콩 사회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민 열풍이 불고 있었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민이 그들에게 유일한 출구처럼 보였다. 물론 모든 홍콩인이 다 이민을 꿈꾸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분명 이민이 대세였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현상의 한 단면을 순수해야 할 젊은이들의 사랑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웬족옝이 홍콩 젊은이들의 결혼관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모습은 당시 사회의 한 단면이자 파편이었음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다양한 파편들이 모여 하나의 홍콩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분명 당시 홍콩 사회를 잘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책 속으로

하지만 훵위시는 이 모든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가 내게 키스하도록 내버려 둔 게 잘한 건지 잘못한 건지도 알 수 없었다. 난 그에게 감미로운 추억을 남겨 줌으로써 그가 지불한 감정에 대한 대가를 보상받을 수 있기를 원했을 뿐이었다. 난 그를 받아들이길 간절히 원했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나는 각종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했다. 사랑? 어린 여자아이들이나 동경하는 것이다. 난 눈 깜작할 사이에 서른이 될 것이다. 영원히 성장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아빠, 엄마도 나를 괄목상대할 것이다. 엄마는 늘 말했다. “옝, 넌 왜 늘 이 모양이니, 너 어떡할 거니? 여자는 시집을 가야 한단 말이야!” 이제 내가 시집을 간다. 미국으로 시집을 가게 됐다. 앞으로 아빠, 엄마도 이민 갈 조건이 생긴 것이다.
―<양팔 저울> 중에서


☑ 지은이 소개

타오란(陶然)은 1943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투나이셴(涂乃賢)이고 본적은 중국 광둥성(廣東省) 쟈오링셴(蕉岭縣)이다. 그는 16세에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1960년대 초반에 베이징 사범대학 중문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 시기로 정치·사회적으로 혼란한 때였다. 당시 타오란은 화교 신분이었고 스스로 이런 정치적 동란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행동하는 것보다 조용히 있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당시 소일파(逍遙派)의 한 사람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저명한 문학작품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그는 루쉰의 작품과 프로스페르 메르메의 ≪카르멘≫,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오노레 드 발자크의 인간희극 총서 작품을 무척 좋아했고, 스탕달, 잭 런던, 헤밍웨이의 작품도 즐겨 읽었다. 그의 이러한 문학작품에 대한 경험은 그의 작품 창작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1973년 그가 베이징을 떠나 홍콩을 경유해 인도네시아로 가던 중 중국 이민 회유 금지령이 내려졌고 이에 그는 홍콩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에게 그것이 인연인지 숙명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인생 편력은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형상화해 나타나고 있다. 홍콩에 정착한 다음 해인 1974년, 그는 처음으로 홍콩의 ≪주말 신문(周末報)≫에 단편소설 ≪겨울밤(冬夜)≫를 발표하고 동시에 홍콩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타오란은 홍콩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출생지 인도네시아와 자신의 문학적 기반을 마련해 준 베이징을 서로 스치면서 사유하고 소통하는 작가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작품의 배경은 주로 인도네시아, 베이징 그리고 홍콩이지만 이 세 지역 중에서도 단연 홍콩이 작품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다. 현재 그는 월간 잡지 ≪홍콩문학(香港文學)≫의 편집장과 일간지 ≪중국 여행(中國旅游)≫ 부편집장을 역임하고 있다.
타오란은 1974년 소설 ≪겨울밤(冬夜)≫과 산문 ≪눈(雪)≫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약 사십 년간 작품 창작을 계속해 오고 있다. 주요 소설 산문집으로는 ≪강자의 힘(强者的力量)≫, ≪홍콩 내외(香港内外)≫, 장편소설 ≪추적(追尋)≫, ≪너와의 동행(與你同行)≫, ≪같은 하늘(一样的天空)≫, 중편소설 <양팔 저울(天平)>, <마음의 일렁임(心潮)>, 중단편소설집 ≪회전무대(旋轉舞臺)≫, ≪크리스마스이브(平安夜)≫, ≪밀월(蜜月)≫, ≪미인(紅顔)≫, 단편소설집 ≪엿봄(窺)≫, 산문집 ≪메아리(回音壁)≫, ≪기다림(此情可待)≫, ≪실루엣(側影)≫, ≪달 밝은 오늘 밤(月圓今宵)≫, 산문 시집 ≪야상곡(夜曲)≫, ≪황혼 전차(黄昏電車)≫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송주란은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 중어중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부산대학교 현대중국문화연구실 소속으로 중국 문학 번역 작업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 대학 한국민족문화연구실 소속으로 로컬리티 인문학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也斯 산문의 홍콩성 연구―1970~8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2009), <通過 “後殖民食物與爱情” 看对香港的想象和現在的香港>(2011), <也斯小說中表現出的香港混種性文化-以≪後殖民食物與爱情≫爲中心>(2013) 등이 있고, 공역으로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2012)이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홍콩 문학과 홍콩 문화로, 특히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홍콩 사회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홍콩 사회 및 그 문학과 문화가 전 지구화와 지역화, 포스트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 및 재민족주의, 후기자본주의와 디아스포라 등의 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에는 동료 청년 연구자들과 함께 부산대학교 현대중국문화연구실에서 홍콩 문학, 타이완 문학, 화인 화문 문학에 대한 연구와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번역 역시 그 결과물 중 하나다.


☑ 목차

미로를 빠져나오며(走出迷墙)
먼 하늘가 노랫소리에 묻어 있는 눈물(天外歌聲哼出的淚滴)
양팔 저울(天平)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2012년 9월 6일 목요일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後殖民食物與愛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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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後殖民食物與愛情)
예쓰(也斯)  지음 / 김혜준·송주란 옮김
분 야 : 중국(홍콩) 소설
출간일 : 2012년 9월 1일
ISBN : 978-89-6680-526-6 02820
18,000원 / A5 제본 / 300쪽


☑ 책 소개

그간 국내에 홍콩 문학은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홍콩 문학의 동향과 성취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작가로 평가되는 예쓰의 소설을 출간했다. 이 번역본에는 6편의 단편소설과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의 후기인 <원툰민과 분자 요리> 등 총 7편의 글이 실려 있다. 예쓰의 작품은 포스트식민 시대의 홍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으며, 그만의 독자적인 시각이나 감각, 독특한 발상이나 표현이 잘 어우러져 있고, 또 그 바탕에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좀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홍콩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그의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1842년 난징조약에 의하면 ‘중국 황제는 영국 왕에게 홍콩섬을 양도하기로 한다. 홍콩섬은 앞으로 영원히 영국 여왕과 이후 세습되는 영국 군주들의 소유가 되며, 영국 여왕이 선포하는 법과 규칙에 따라 통치된다’라는 요지의 내용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140년 뒤인 1984년 12월 19일에 발표된 중영공동성명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홍콩 지역(홍콩섬, 가우롱 및 싼까이를 포함하며, 이하 홍콩이라고 함)을 재통합하는 것이 모든 중국 국민의 한결같은 열망이며, 1997년 7월 1일부터 홍콩에 대한 주권을 다시 행사하기로 결정했음을 선언한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난징조약이 홍콩 식민지 역사의 출발점을 결정짓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중영공동성명은 그 종착점을 결정짓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홍콩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이 꼭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었다. 1984년 이후 홍콩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민 열풍이 몰아치는 등 사회 전체가 요동치게 되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은 종래 자신이 누구이며 홍콩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별반 주의하지 않던 데서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정체성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하는 한편 스스로 그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

1984년 이래, 혹은 그 이전부터, 당연히 홍콩 문학계는 이런 상황을 작품으로 보여 주기 시작했다. 홍콩의 장래나 홍콩의 정체성 또는 홍콩과 중국 대륙 간의 차이 등에 관심을 가진 작품이 증가했고, 홍콩 반환을 직접적인 소재로 한 단편소설과 중·장편소설들이 속속 발표되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홍콩성’의 추구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도시의 상실’ 또는 ‘도시로부터의 소외’를 보여 주는 작품이 증가했고, 외국 이민과 관계있는 이야기가 더욱 다양하고 세밀하게 제시되었다. 다시 말해서 역사 회고, 신(新)이주자, 외국 이민, 도시로부터의 소외, 도시의 상실, 홍콩의 사회적 현상 등 중국 대륙과 구별되는 홍콩만의 특징 및 홍콩 반환 문제와 관련해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들을 표현함으로써, 홍콩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거나 그것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노력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1997년 마침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었다. 막상 반환이 현실화되고 나자 이상의 상황에도 다소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홍콩 반환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도시의 상실’보다는 현대적 대도시 자체가 가져오는 소외 현상으로서의 ‘도시의 상실’을 표현하는 작품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도시 남녀의 애정 이야기가 대폭 늘어나게 되었다. 즉, 홍콩의 정체성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홍콩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다룸으로써 정체성의 탐구와 추구를 내면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예쓰(也斯)는 이런 홍콩 문학계의 동향과 성취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작가다. 그는 홍콩 반환 훨씬 이전부터 홍콩성과 홍콩인의 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는 탐구를 진행해 왔고, 소설·시·수필·홍콩식 칼럼 산문(신문의 문학 면에 수많은 고정란을 만들어 놓고 특정 작가들이 매일 또는 수일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아주 짧은 분량의 수필이나 기타 잡문) 또는 이론 문장 등 각종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그가 알거나 상상하고 있는 홍콩과 홍콩인에 대해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특히 근년에 와서 더욱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홍콩 문학계는 말할 것도 없고 중문 문학계 전체에 걸쳐 극히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2009년에 예쓰는 과거 약 10년간에 걸쳐서 쓴 그의 단편소설 12편을 묶어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後殖民食物與愛情)≫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 단편소설집은 그의 다양한 작업 중에서도 포스트식민 시대의 홍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으며, 그만의 독자적인 시각이나 감각, 독특한 발상이나 표현이 잘 어우러져 있고, 또 그 바탕에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좀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홍콩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그의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의도적으로 다양하고 다채로운 음식들을 제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렇다. 그에 따르면 이는 밴쿠버의 한 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 문화에 대해 강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딱딱한 학술 이론이 아닌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그 무엇인가로 홍콩 문화를 설명하고자 했고, 이에 대해 고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늘 접하게 되는 음식에 주목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음식은 일상에서 늘 접하는 구체적인 것이자 맛과 빛깔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과 기억을 이어 주고 상호 소통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므로, 음식을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고 구체적으로 홍콩과 홍콩인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후일 이 아이디어를 소설 등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그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예쓰는 원래 홍콩 반환 전후의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장편소설의 형식으로 그려 내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원고 분량이 장편소설에 미치지 못했고 스스로도 계속 써 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 단편소설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디 홍콩이라는 도시는 생활 리듬이 워낙 빨라서 일반적으로 장편소설보다는 단편소설을, 단편소설보다는 수필이나 시 또는 홍콩식 칼럼 산문을 더 선호하는 곳이다. 거기다가 사회 시스템 자체가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생활해 나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가는 본업을 따로 가진 상태에서 어렵사리 작품 창작에 노력하고 있다. 아마 그가 단편소설 방식을 택한 데는 분명 이런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단편소설들은 각각 독립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각기 퍼즐 조각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중첩되어 등장하기 일쑤이고, 이야기 역시 순차적 시간의 흐름을 따르거나 특정한 사건을 따라서 개별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펼쳐진다. 대체적으로 볼 때 한국 독자들이 비교적 선호하는 리얼리즘 기법보다는 모더니즘 기법이나 포스트모더니즘 기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고, 마술적 리얼리즘의 요소와 영화의 몽타주 수법도 가미되어 있다. 또 같은 작품 안에서도 1인칭과 3인칭의 화자가 혼용되어 있으며, 문장 서술 면에서도 화자의 회상과 독백 그리고 다른 인물과의 대화가 확연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소설이 그 자체의 긴장과 맥락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어쩌면 일부 한국 독자의 경우 그의 소설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며, 이와 동시에 또 이 때문에 오히려 새롭고 색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번역본에는 예쓰의 작품 중에서 6편의 단편소설과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의 후기인 <원툰민과 분자 요리> 등 총 7편의 글이 실려 있다. 여기에 실린 소설을 포함해서 그의 소설에는 홍콩이라는 도시의 지리와 건물, 거리와 골목, 대형 음식점과 조그만 식당, 거창한 요리와 간단한 음식, 문학작품과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와 다큐멘터리, 학술 이론과 시정 잡담 등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대표작인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은 아예 포스트식민이라는 학술 용어와 일상적인 음식 및 남녀 간의 사랑을 결합한 제목을 사용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방식은 앞서 말한 것처럼 어떻게 하면 딱딱한 학술 이론이 아닌 구체적이고 입체적인 그 무엇인가로 홍콩을 보여 줄 것인가 하는 고려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은 화자인 ‘나’ 스티븐과 마리안의 만남을 주로 다루고 있다. 소설 속에서 ‘나’는 영국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낮엔 헤어 살롱이지만 밤엔 바(bar)로 바뀌는 헤어 살롱 겸 바의 사장이다. 어느 날 프랑스 유학생 출신인 마리안이 헤어 살롱에 ‘샴푸하러’ 왔다가 둘 다 음식 마니아라는 걸 알게 되고 이로부터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두 사람을 포함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과 각각의 장면에서, 작가는 기억·회상·독백·대화 등을 통해 그들 각자의 홍콩―결과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하면서 구체적이고 생생한 홍콩을 보여 준다. 특히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친구들은 우리를 떠나 다른 곳에 가서 살게 되었고, 또 어떤 친구들은 새로 들어왔다.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다.” 이 말은 포스트식민 시대의 홍콩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전지구화라는 원심력과 지역화라는 구심력이 상호 의존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에도 적용 가능한 것이 아닐까?

<교토에서 길 찾기>는 홍콩에서 영문학과 영어를 강의하는 미국인 로저와 호텔 직원 출신의 홍콩인 아쏘우의 휴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둘은 어렵사리 함께 일본의 교토로 휴가를 가는데, 교토에 도착한 후 숙소를 찾아가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잡다한 일들을 겪게 된다. 작가는 이런 에피소드로부터 비롯되는 등장인물의 반응과 느낌, 연상과 기억 등을 통해서 한때 히피였던 로저의 동양에 대한 환상, 현재 홍콩에서 겪고 있는 현실, 로저와 아쏘우의 사고와 행동 방식의 차이, 홍콩과 일본 사이의 같고 다름 등을 보여 준다. 이런 것들을 통해서 아마도 독자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순수한 것, 전통적인 것, 역사적인 것이란 도대체 무엇이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실제의 현실은 그보다 훨씬 잡종적이고, 가변적이며, 비선형적이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서편 건물의 유령>은 영문학과에서 분리된 비교문학문화학과 소속의 호퐁이라는 교수가 학교에서 겪는 사소한 일상사가 주요 내용이다. 비록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홍콩의 대학 역시 기본적으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의 대학과 상당히 유사하다. 특히 나날이 강화되는 교수들에 대한 압력과 또 교수들 간의 자잘한 갈등과 협조가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한국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밤마다 학교의 서편 건물에서 일어나는 수상쩍은 일은 어찌 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다기보다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만일 독자가 유심히 본다면, 그중에서도 포스트식민주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본다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브레히트·푸코·바흐친 등과 같은 인물들의 이름이라든가 포스트식민주의니 페미니즘이니 하는 학술 용어 따위에서 나타나듯이, 이 작품이 간단히 그런 정도의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독자는 작품의 제목과 내용이 그 나름대로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튠문의 에밀리>에서는 홍콩섬이 아닌 싼까이의 튠문에서 태어난 에밀리와 그녀의 아버지 그리고 그녀의 미국인 애인 로저가 중심인물이다. 그런데 소설에서는 끊임없이 에밀리와 그녀 친구들의 출신을 강조하고, 거리와 건물 이름 등을 통해서 구석구석 그녀들의 튠문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에밀리가 일자리를 찾아 홍콩섬으로 갔다가 튠문으로 되돌아온 것, 그녀가 주로 일하는 곳이 온갖 메뉴가 다 있는 서민 음식점인 차찬텡인 것, 에밀리와 그녀의 친구들이 모두 강인하고 독립적이라는 것 등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혹시 예민한 독자라면 이런 모든 것들을 통해서 홍콩이 단순히 홍콩섬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그 외에도 가우롱, 싼까이까지 포괄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더 나아가서 작가가 홍콩섬과 튠문의 관계에 대해서 중심과 주변이라는 관점을 적용하면서, 중국과 홍콩의 관계 내지는 전지구화와 지역화의 문제 차원에서 홍콩을 살펴보고 있음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밴쿠버의 사삿집 요리>는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가 가족만 남겨 둔 채 이민을 포기하고 혼자 홍콩으로 돌아와서 여행사 가이드를 하고 있는 로우싯이 노모를 모시고 밴쿠버를 방문하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주요 인물인 기러기 아빠 로우싯, 이혼한 전처, 대학에 다니는 딸, 아직 어린 아들, 연로하신 노모 사이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갈등과 충돌은 단순히 1997년의 홍콩 반환이 야기한 홍콩의 이민 열풍과 그로부터 초래된 후유증을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전지구화라는 경제적·정치적 변화 속에서 작게는 가족의 의미와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자, 크게는 인간 공동체로서 이른바 민족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규정하는 요소로서의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될 수 있다. 물론 독자에 따라서는 그런 것보다는 좀 더 직접적으로 가부장적 전통이 사라져 가는 우리 시대의 수많은 가족과 아버지의 이야기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딤섬 일주>는 한때 소설을 쓰고자 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홍콩 사람인 ‘나’와 이제는 탐정소설가로 유명해져서 홍콩으로 옮겨 온 상하이 친구 샹둥이 함께 홍콩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살펴보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는 어느 것이 주이고 어느 것이 부인지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많은 이야기들이 함께 펼쳐진다. 예컨대 로저의 서울 방문 이야기, 로우싯과 그의 가족의 선전 여행 이야기, 샤오쉐의 타이완 이야기, 궉홍과 스티븐의 마카오 이야기 등이 동시에 제시된다. 어쩌면 독자들은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온갖 곳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일시적으로 약간의 혼란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홍콩 자체가 그처럼 다양한 모든 것들이 동시에 존재하고, 뒤섞이고, 변화하고 있는 문화적 공간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그것이 단순히 무질서한 혼돈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원툰민과 분자 요리>는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의 후기다. 군데군데 자신이 소설을 쓰게 된 이유라든가 소설 쓰기에서 기대하고 있는 바를 설명하고 있지만, 막상 읽어 보면 그것이 후기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마치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약 독자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실 예쓰는 소설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방식 면에서도 혼합적, 혼용적, 혼종적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런 스타일은 장르를 넘나들기도 한다. 예컨대 그의 소설은 마치 수필 같고, 그의 수필은 마치 소설 같으며, 심지어 어떤 시는 시이면서 소설 같고 시이면서 수필 같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그 자신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그는 이론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이론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그의 결심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비록 독자의 입장에서는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겠지만 독자 자신이 읽었던 예쓰의 소설과 예쓰 자신이 말하는 예쓰의 소설을 비교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작년에 딸아이 졸업식에 참석했던 것이 또 떠올랐다. 그는 사내애와 계집애들이 하나씩 단상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단상의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 개개인에게 일일이 격려의 말을 해 주었다. 딸은 상도 받았고 악대에 참가해서 공연도 했다. 졸업식이 끝나자 선생님들은 걔들과 강당에서 밤새도록 놀았고 선물도 주었는데 학생들 각자에게 알맞은 각기 다른 책이었다. 선생님들은 어쨌든 사려가 깊고, 학생들은 그런 사려 깊은 보살핌 아래에서 성장했음을 볼 수 있었다. 당시 그는 딸이 행복해하는 것을 느꼈고 그도 즐거워졌다. 그는 한 번도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다. 아주 어렸을 때 일하러 나섰고, 모든 것을 독학했다. 인정세태는 알게 되었지만 많은 것들이 아쉬웠다. 그의 결혼은 실패였다. 보우췬은 아주 고집스러웠고, 서로 잘 지내기가 힘들었다. 다만 자식을 돌보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그녀의 방법이 있었고, 그에게는 그의 방법이 있을 뿐이었다.

-<밴쿠버의 사삿집 요리> 중에서


☑ 지은이 소개

예쓰(也斯, 1948~)
예쓰(也斯)는 1948년 중국 광둥성(廣東省) 신후이(新會)에서 태어나서 그 이듬해인 1949년에 부모님을 따라 홍콩으로 이주했고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비록 출생지는 중국 대륙이지만 홍콩에서 성장하고, 홍콩에서 살고 있는 그는 자신이 홍콩에서 태어났다고 말할 정도로 홍콩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예쓰는 홍콩뱁티스트칼리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70년에서 1978년 사이에 언론사에서 일했다. 1978년 여름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에 유학해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1984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콩에 돌아온 후 홍콩대학의 영어학과와 비교문학과에서 재직했으며, 지금은 홍콩의 링난대학(嶺南大學)에서 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예쓰의 본명은 룡빙콴(梁秉鈞)이다. 예쓰라는 필명은 중국 고문에서 자주 쓰이는 문법적 기능만 가진 두 개의 허사 ‘예(也)’와 ‘쓰(斯)’로 되어 있는데, 그에 따르면 필명에 대한 독자의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특별한 의미가 없는 이 두 개의 허사를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독자라면 금세 ‘yes’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될 것이며, 사실 그의 인품과 작품 역시 상당히 낙관적·긍정적이라는 점에서 잘 어울리는 필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무척 좋아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삼국지≫, ≪수호전≫ 등의 고대소설과 루쉰(魯迅), 선충원(沈從文) 등의 중국 현대소설 그리고 셰익스피어 등의 서양 소설을 읽었다고 한다. 어린 그로서는 세상의 이치를 깊이 있게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이러한 문학작품을 통해 직접적 체험에 국한된 현실의 생활을 더 넓은 삶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동시에 인간 삶에 대한 그의 지적 호기심을 더욱 고양시켜 주었다. 성장 과정에서 그의 독서 범위는 더욱 넓어졌는데, 특히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라든가 프랑스의 누보로망,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등 그가 대학 시절에 받은 미국·프랑스·남미 문학의 영향은 지금까지도 그의 창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68년부터 홍콩의 각종 간행물에 칼럼 산문을 쓰기 시작했고, 시·소설·수필·평론·번역·이론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하면서 각종 간행물의 편집까지 맡는 등 홍콩 문단의 만능인으로 평가된다. 사실 예전부터 홍콩의 작가는 특정한 한 장르만을 다루기보다는 여러 장르에 걸쳐 활동하는 사람이 많았고, 이에 따라 장르 간의 상호 영향이나 중첩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예쓰는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그는 오랜 기간 주제·소재·체재·언어 등 모든 면에서 혼종을 시도하고 강조해 왔다. 예쓰의 혼종적 면모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그의 장르 파괴 내지 장르 혼종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작품에서 나타나는 그의 홍콩에 대한 시각과 묘사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산만하기 짝이 없는 단편적 이미지와 이야기들을 통해서, 홍콩이라는 도시의 혼잡성과 산만성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문화가 혼재하고 혼융된 세계인으로서의 홍콩인과 세계 도시로서의 홍콩을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이다.

예쓰는 소설이 사람의 욕망에 대해, 그리고 문화적 배경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는 소설을 통해서 사람들이 처한 상황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며, 따라서 상호 감정과 사고가 소통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의 소설 작품으로는 ≪용을 키우는 사람(養龍人師們)≫(1979), ≪종이 공예(剪紙)≫(1982), ≪섬과 대륙(島和大陸)≫(1987), ≪프라하의 그림엽서(布拉格的明信片)≫(1990), ≪기억의 도시·허구의 도시(記憶的城市·虛構的城市)≫(1993),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後殖民食物與愛情)≫(2009) 등이 있다. 그 외 산문집으로는 ≪비둘기의 아침 인사(灰鴿早晨的話)≫(1972), ≪신화의 오찬(神話午餐)≫(1978), ≪산수 인물(山水人物)≫(1981), ≪산수 풍광(山光水影)≫(1985), ≪도시의 노트(城市筆記)≫(1987), ≪쿤밍의 붉은부리갈매기(昆明的紅嘴鷗)≫(1991) 등이 있고, 시집으로는 ≪천둥소리와 매미 소리(雷聲與蟬鳴)≫(1979), ≪유시(遊詩)≫(1985), ≪박물관(博物館)≫(1996), ≪물건(東西)≫(2000) 등이 있으며, 평론집으로 ≪책과 도시(書與城市)≫(1985), ≪홍콩의 문화 공간과 문학(香港文化空間與文學)≫(1995), ≪홍콩 문화(香港文化)≫(1995) 등이 있다.

예쓰는 일찍이 1960년대부터 문단 활동에도 참가했으며, 1970년대에는 동료들과 함께 ≪문림(文林)≫, ≪사계(四季)≫, ≪중국학생주보 시의 밤(中國學生周報詩之夜)≫, ≪엄지(大拇指)≫를 간행했고, 1989년부터 홍콩비교문학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수상 경력 역시 남 못지않은데 그중 두어 가지만 소개하면 1991년에는 ≪프라하의 그림엽서≫로 홍콩행정부의 중문문학격년상(소설 부문)을 받았고, 1992년에는 시집 ≪도중에서―룡빙콴 시선(半途: 梁秉鈞詩選)≫으로 중문문학격년상(시 부문)을 받았으며, 특히 2011년에는 소설집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으로 홍콩중문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예쓰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폐암으로 투병 직전까지 거의 매년 한국의 학술 대회나 문화 행사에 초청되었으며, 한국의 많은 학자, 문학가, 문화인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부분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물론 옮긴이들과도 아주 오랜 시간 꾸준히 인연을 이어 왔는데, 그를 아는 한국 사람들의 공통된 평가는 그가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며, 다양한 음식을 좋아하고, 매사에 호기심이 많으며, 그의 작품을 읽어 보면 그의 소탈한 성격, 은근한 유머, 따스한 품성이 저절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쓰 자신이 바로 그의 소설이고, 그의 소설이 곧 예쓰 자신인 것이다.


☑ 옮긴이 소개

김혜준
김혜준은 고려대학교 중문과에서 중국 현대문학을 전공하고 <중국 현대문학의 ‘민족 형식 논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그동안 홍콩 중문대학, 중국 사회과학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 등에서 연구생 또는 방문 학자 신분으로 연구를 했다.

구체적 학문 분야로는 중국 현대문학사, 중국 신시기 산문, 중국 현대 페미니즘 문학, 홍콩 문학, 화인 화문 문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독 또는 공동으로 ≪중국 현대문학 발전사≫(1991), ≪중국 당대문학사≫(1994), ≪중국 현대산문사≫(1993), ≪중국 현대산문론 1949∼1996≫(2000), ≪중국의 여성주의 문학비평≫(2005) 등 관련 이론서를 번역하기도 하고, ≪하늘가 바다끝≫(2002), ≪쿤룬산에 달이 높거든≫(2002), ≪사람을 찾습니다≫(2006), ≪나의 도시≫(2011) 등 수필 작품과 소설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다. 저서로 ≪중국 현대문학의 ‘민족 형식 논쟁’≫(2000)이 있고, 논문으로 <화인 화문 문학(華人華文文學) 연구를 위한 시론>(2011) 외 수십 편이 있다.

개인 홈페이지 ‘김혜준의 중국 현대문학(http://home. pusan.ac.kr/∼dodami/)’을 운영하면서, <한글판 중국 현대문학 작품 목록>(2010), <한국의 중국 현대문학 학위 논문 및 이론서 목록>(2010) 등 중국 현대문학 관련 자료 발굴과 소개에도 힘을 쏟아 왔다. 근래에는 부산대학교 현대중국문화연구실(http://cccs.pusan.ac.kr/)을 중심으로 청년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하는 데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번역 역시 그 결과물 중의 하나다.

송주란
송주란은 경남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서 <也斯 산문의 홍콩성 연구-1970~8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학 중이며, 논문으로는<通過 “後殖民食物與愛情” 看對香港的想象和現在的香港>(2011) 등이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홍콩 문학과 홍콩 문화로, 특히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변화된 홍콩 사회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홍콩 사회 및 그 문학과 문화가 전지구화와 지역화, 포스트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민족주의와 탈민족주의 및 재민족주의, 후기자본주의와 디아스포라 등의 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최근에는 동료 청년 연구자들과 함께 부산대학교 현대중국문화연구실에서 홍콩 문학, 타이완 문학, 화인 화문 문학에 대한 연구와 번역에 매진하고 있다.


☑ 목차

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後殖民食物與愛情)
교토에서 길 찾기(尋路在京都)
서편 건물의 유령(西廂魅影)
튠문의 에밀리(愛美麗在屯門)
밴쿠버의 사삿집 요리(溫哥華的私房菜)
딤섬 일주(點心回環轉)
원툰민과 분자 요리(雲呑麵與分子美食)-≪포스트식민 음식과 사랑≫ 후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